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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삶’, 우리의 기억을 깨우다
이선국 작가 수필집 ‘짬바리를 아시나요’ 출간/“옛이야기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46편 담아
등록날짜 [ 2021년11월22일 16시35분 ]

이선국(사진) 작가가 최근 펴낸 수필집 <짬바리를 아시나요>(푸른북스)는 우리의 잊혀진 삶, 그리운 추억 속에 감춰졌던 기억의 편린들을 깨운다. 
이 책은 ‘제1부 시린 바다와 아버지의 숲’, ‘제2부 추억의 정원’, ‘제3부 산 따라 길 따라’ ‘제4부 세상 사는 이야기’로 나누어져 있다. 접경지역 어부들의 과거 삶의 모습과 실향민의 애환, 정겨웠던 시골 풍경 등을 소재로 46편의 수필이 완성되었다.
이선국 작가는 “아물지 않는 상처를 안고 슬프도록 모진 삶을 이어가야 했던, 지금은 잊혀진 민초들의 옛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고 말한다. 
“배에 쌓여가는 명태가 많아질수록 뱃사람들은 매운 추위를 까맣게 잊고 희미한 미소를 머금고 흥에 겨운 듯 칼 같은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콧노래를 절로 흥얼거렸다.”(‘한겨울 거진 명태’ 중)
“모심은 날이면 더욱 바쁘다. 온 가족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온 동네 사람들까지 모두 나선다. 부엌의 부지깽이도 뛴다고 할 만큼 바쁘다.”(‘씨 뿌려 가꾸며’ 중)
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에서는 사라지거나 잊혀져가는 풍경들이 많아졌다. 농촌에선 농부들이 질을 만들어 함께 모를 심거나 낫으로 벼를 베는 풍경, 함지박에 담아 온 새참을 논둑에 둘러 앉아 먹던 정겨운 풍경, 웽웽거리는 소리에 먼지를 한껏 뒤집어쓰고 탈곡하던 시골의 마당 풍경. 어촌에서 성어기에 북적거리던 포구와 술에 취해 흥청거리던 읍내 밤풍경도 찾을 수 없고, 그 많았던 물고기와 비릿한 생선냄새, 거기에서 뒤엉켜 살던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도 이젠 더 이상 볼 수 없다. 그저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아련한 기억 속에 모두 옛날 이야기가 되어, 때론 이국의 낯선 풍경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때론 아프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리운 추억이다. 질곡의 한국 근대 현대사 한 가운데 우리의 피와 눈물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곳, 38 이북지역에 해당하는 영북지역은 해방되면서 인공치하에 놓였으나 6.25 전쟁으로 수복되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두 체제를 겪어야만 했던 사람들. 금방이라도 돌아갈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살았지만 끝내 돌아가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던 실향민들. 눈 끝에 닿는 고향을 그저 애틋한 마음으로 바라만 보아야 했던 사람들의 가슴 시린 이야기가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책의 제목 <짬바리를 아시나요>는 이 책에 실린 산문 작품 중 한 편의 제목이다. ‘짬바리’의 어원은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 어촌에서는 ‘바리’라는 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어부들이 명태 잡으러 가는 일을 ‘명태바리’, 오징어 잡으러 가는 일을 ‘오징어바리’, 문어 잡으러 가는 일을 ‘문어바리’라고 칭했다. 본래 물건끼리 맞붙은 사이, 틈새라는 뜻이 짬이기 때문에 계절 성어기의 본격적인 조업이 아닌 틈새 조업을 ‘짬바리’라고 했다는 추론이 가장 설득력 있어 보인다. 예전엔 짬바리를 다녀오는 어부들이 더러 있었지만 지금은 짬바리를 하는 사람도, 그 뜻을 이해하는 사람도 찾을 수 없다. 60~70년대 외노를 젖는 작은 전마선을 이용한 고기잡이였기 때문에 그 사라진 짬바리를 기억하는 사람도 흔치 않다. 
작가는 고성군청에서 지방공무원으로 40년간 봉직 후 퇴임했다. 2012년 제3회 계간 <문학청춘>으로 등단했고, 한국문인협회 회원, 강원문인협회 회원, 문학청춘작가회 회원, 강원도공무원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고성문학회’ 초대 회장과 ‘물소리詩낭송회’ 대표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고성지방의 옛날이야기>, 에세이집 <길에서 금강산을 만나다> 등이 있다. 지난 7월에는 40년 공직 생활을 구술로 정리한 <구술로 보는 지방행정공무원 40년사, ‘선국이 니밖에 없어’>를 출간한 바 있다.    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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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 (haareezee@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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