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서면 장승리 일원 야산에서 지난 14일 밤 10시 산불이 발생해 5시간 만에 진화됐다. 장승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산불은 자칫하면 야산으로 옮겨 붙어 대형 산불로 이어질 뻔 했지만, 신속한 신고와 관련 기관의 체계적인 초동진화로 막을 수 있었다.
설악권은 그동안 크고 작은 산불이 빈번했다. 지난 2019년에는 고성 원암리에서 시작한 산불로 고성과 속초지역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고성은 축구경기장 1,200개 정도의 면적인 929.92ha가, 속초시는 327ha의 산림이 불에 탔다. 여기에 주택과 각종 시설물까지 화마에 잃었고, 많은 이재민도 발생했다. 산불이 발생한지 2년 반이 지났지만, 아직도 발화 책임이 있는 한전과의 보상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피해주민들이 최근에도 집회를 열었다.
설악권의 대형산불은 주로 봄철에 발생했지만, 가을철에도 산불 발생 우려가 크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1~2020년 10년간 11월에 발생한 산불은 총 183건이다. 매년 11월에만 18.3건씩 산불이 발생한 것이다. 시·군마다 지난 1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를 가을철 산불 예방기간으로 정하고 산불 방지에 전력을 쏟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특히, 화목보일러 사용 가구에 의한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20년 5월에 일어난 도원리 산불도 화목보일러에서 발화됐다. 최근 5년간 도내 화목보일러 화재 사고는 185건이 발생했고, 22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4건은 산불로 확대돼 산림 125㏊가 소실됐다. 시·군에서는 산불조심 기간 동안 입산통제구역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산불 46건의 원인을 보면 ‘입산자 실화’가 22건(47.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담뱃불 4건(8.7%), 쓰레기 소각 4건(8.7%), 논·밭두렁 소각 2건(4.3%)이다. 가을철 건조한 날씨로 산불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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