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기존보다 한층 강화된 소규모학교 통폐합 기준안을 시도교육청에 통보해 농산어촌의 작은 학교들이 존폐위기에 놓였다. 이를 따를 경우 속초·고성·양양 초중고 가운데 61.1%가 문을 닫아야 한다. 고성과 양양은 24개교 가운데 6개교만 기준치를 넘어설 뿐, 나머지 18개교는 통폐합 대상에 놓인다. 교육부는 교육 효율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지역교육의 황폐화만 가져올 것이 뻔하다.
기존 60명 이하라는 통폐합 기준도 마을공동체를 붕괴시키고, 농산어촌의 쇠락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큰데, 이번 권고안은 한 술 더 떠 소규모지역을 아예 무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들게 할 정도다. 새 통폐합 기준안을 보면 면·벽지지역은 60명 이하, 읍지역은 초등 120명 이하, 중등 180명 이하, 도시지역은 초등 240명 이하, 중등 300명 이하다. 이를 적용하면, 농산어촌 학교들은 대부분 사라질 수밖에 없다. 고성과 양양의 초등학교는 각각 3곳과 2곳만 남겨놓고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
교육부는 권고안이 강제기준은 아니라고 하지만, 시도교육청은 각종 평가에서 재정 패널티 등의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재정에 대한 패널티는 지역교육환경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교육부는 이번 권고안 자체를 철회하고 교육교부금 배분기준의 학생 수 비중을 높이는 정책 대신, 작은 학교를 살리는 방도를 내와야 한다.
설악초등학교 동문들은 76년 전통을 간직한 모교의 명맥을 잇기 위해 장학금과 수학여행비, 중학교 교복비 지원 등을 내세우며 신입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학교가 지역을 살리기 때문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