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국 시인(사진)이 충주중원문화재단의 제4회 권태응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동시집 <땅콩은 방이 두 개다>(창비)로 상금은 2,000만원이다. 권태응 문학상은 충주 출신의 독립운동가이자 동요 시인인 권태응(1918∼1951) 선생을 기려 그의 탄생 100주년인 2018년 제정됐다.
이상국 시인은 적절한 시어를 활용해 뛰어난 동시의 세계를 보여주고, 동심의 순수성과 천진함을 잘 담았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이 시인의 첫 동시집 <땅콩은 방이 두 개다>는 하루 종일 산과 들을 쏘다니는 소년 화자의 일상을 통해 시인 특유의 자연친화적 서정이 어린이의 눈높이로 경쾌하게 생동한다. 실컷 놀다 해질녘 돌아온 아이의 몸에서처럼, 작품 한편 한편마다 풀과 바람의 냄새가 묻어나는 동시집이다.
이상국 시인은“이를테면 아이들의 꿈이나 생각의 높낮이를 맞출 수 없는 먼 나이에 이르러 아이들 속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일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상상의 곳간은 텅 비었고 표현력은 돌멩이처럼 굳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늦은 나이에 동시로 존경하는 시인의 이름으로 주는 상을 받게 된 것은 오로지 행운이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기쁘기 이를 데 없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지금 정도의 건강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독서나 사색, 성찰을 통한 나의 정신세계를 유지하는 일 외에 특별한 계획은 없다. 앞으로 작품이 쌓이면 시집을 한권 정도, 깨끗한 산문집도 한권 냈으면 한다. 그리고 내년에는 올해 코로나 펜데믹으로 무산된 보고타 세계 도서전에 참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이상국 시인은 197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을 거쳐 1976년 <심상>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그간 민족예술상, 백석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한편, 이 시인은 지난 9월 29일 전상국 소설가와 함께 콜롬비아에서 열린 ‘제15회 도서문화축제’의 한국 작가와의 대화에 초청돼 전세계 독자들을 만났다. ‘한국의 날’ 메인행사로 마련된 작가와의 대화는 춘천 전상국 문학관 ‘문학의 뜰’과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메데진 식물원’을 화상으로 연결해 ‘동해바다에서 건진 문학과의 대화’를 주제로 진행됐다.‘2019년 원로예술인지원사업’에 선정된 두 작가의 작품은 같은 해 강원문화재단과 업무협약을 맺은 한국문학번역원의 번역지원을 통해 스페인어로 번역됐다. 이를 계기로 ‘2020년 보고타 국제도서전’에 초청받았으나 코로나19로 전면 취소돼 현지 방문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수영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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