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바이오자원의 활용 현장
(장흥·파주 미이용산림자원화센터)
산림청, 2019년부터 공모로 매년 1곳씩 선정
장흥군 이어 파주시·예산군·남원시 추진
신재생에너지 원료·축사깔개 등으로 재탄생
글 싣는 차례
①산림바이오자원과 목재펠릿
②목재펠릿은 친환경인가
③산림바이오자원의 활용 현장
(장흥·파주 미이용산림자원화센터)
④목재펠릿 생산 현장
(목재펠릿 생산시설 진천 신영이앤피)
⑤산림바이오자원 활용의 방향
미이용 산림자원화센터(이하 산림자원화센터)는 산림바이오매스(산림부산물)를 수집·가공해 신재생에너지 연료, 축사 깔개, 표고 톱밥 배지, 친환경 퇴비 등을 생산·유통하는 시설이다.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의 이용·보급 촉진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는 수종갱신 및 산지개발, 숲가꾸기, 가로수 가지치기, 병해충, 풍수해, 산불피해에 따른 벌채 산물을 말한다.
벌채 후 임지에 방치된 산림부산물은 조림사업 등 산림경영에 지장을 주고, 산불 불쏘시개가 되거나 산사태 등을 일으켜 산림재해 위험을 증가시키며 경관을 저해한다. 또한 최근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으로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의 가치가 상승했다. 발전시설의 총발전량의 일정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받도록 의무화한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도(RPS) 시행 이후 산림바이오매스의 수요가 증대되고 있다. 산림청이 산림부산물을 수거해 자원화하기 위해 산림자원화센터 구축에 나선 이유이다.
산림청은 지난 2019년부터 공모를 통해 매년 1곳씩 산림자원화센터 사업자를 선정, 사업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신청대상은 산림조합이나 목재생산업자이다. 기초지자체와 광역지자체를 통해 사업계획서를 제출받아 사업타당성평가와 선정심의위원회 평가를 거쳐 사업대상자를 선정한다. 총사업비는 30억원으로 국비 50%가 지원되고 지방비 20%, 자부담 30%로 구성된다. 사업대상자로 선정되면, 산림자원화센터 기반시설(창고, 작업장 등) 조성과 기계장비(파쇄기, 우드그랩, 운반차량 등) 구입을 통해 산림자원화센터를 구축하게 된다.
공모 첫해인 2019년 전남 장흥군을 시작으로 2020년 경기 파주시, 2021년 충남 예산군, 2022년 전북 남원시가 사업대상지로 선정됐다.
장흥군 전국 최초 산림자원화센터 운영
산림자원화센터의 선두주자는 전남 장흥군이다. 장흥군 산림조합이 사업자로 선정돼 지난해 12월 전국 최초로 산림자원화센터를 구축하고, 올해 3개월간의 시범운영을 거쳐 지난 5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장흥군 산림조합 산림자원화센터(센터장 임대광)는 용산면 어산리 일원 1만9,596㎡ 부지에 사무동, 창고동, 파쇄동, 야적동(원목보관동) 등 4개 동의 기반시설(총 1만3,141㎡)과 이동식 파쇄기, 운반차량, 굴삭기 등의 기계장비를 갖추고 있다. 직원은 일용직 4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이 상시 근무 중이다. 이 곳에서는 숲 가꾸기·가로수 가지치기 산물 등 미이용 산림부산물과 벌채 원목을 장흥군 관내나 전남도내에서 수집·구입해 톱밥과 우드칩을 생산하고 있다.
톱밥은 야적동에서 벌채원목을 자연건조한 후 창고동에서 고정식 파쇄기로 1차 파쇄한 뒤 선별기로 큰 입자를 선별해 2차 파쇄를 거쳐 생산한다. 톱밥은 운송비 부담 때문에 장흥을 비롯해 전남지역 한우농가에 축사 깔개용으로 90%가량을 공급하고 나머지는 승마장 등에 판매하고 있다.
우드칩은 미이용부산물을 현장이나 센터에서 이동식 파쇄기로 용도별로 파쇄해 제조한다. 주로 열병합발전소에서 연료용으로 사용하는데, 현재 경남 고성의 신영이앤피에 납품하고 있다. 신영이앤피는 우드칩으로 목재펠릿을 만들어 발전소에 공급한다. 최근에는 산림조합중앙회가 SGC에너지㈜ 군산발전소와 우드칩 공급·구매계약을 체결해 새로운 판로가 열렸다. 발전소 연료용 외에도 과수·원예농가, 관공서, 개인에게 멀칭용, 공원이나 화단 깔개용, 경관용, 친환경 퇴비 생산용으로 판매한다. 광양의 화학공장에도 나가고 있다.
임대광 센터장은 “우드칩은 토양에 깔아주면 잡초 제거, 수분증발 억제, 토양 온도조절, 토양 미생물 생장 촉진을 통한 생육환경 개선 등의 효과가 탁월하다”고 말했다.
장흥 산림자원화센터는 △2021년 톱밥 8,000톤, 우드칩 4,000톤 △2022년 각 1만5,000톤, 3만톤 △2023년 각 2만톤, 5만톤을 생산하는 3개년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산림자원화센터 가동 후 10월말까지 톱밥 1,000톤과 우드칩 8,000톤을 생산했다. 임 센터장은 “올해 목표량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 센터장은 “전남권의 경우 경남권에 비해 아직 미이용산물의 활용에 대한 인식이 낮아 사업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홍보가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장흥의 경우 벌채를 하면 가지 등 미이용산물을 사용 않고 대부분 산림에 그대로 존치하고 있다”며 “미이용산물을 자원화해 수익의 일부를 산주들에게 환원하고 일부는 군 재정 수입으로 하는 시범사업을 군 산림과와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가정책으로 발전소에서 일정 부분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미이용산물을 자원화 할 경우 판로에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전남도내는 발전소 거리가 멀어 운송비가 많이 소요된다고 한다.
임 센터장은 “산림자원화센터는 버려지는 미이용부산물 활용과 탄소 저감뿐 아니라 한우농가에 톱밥을 공급함으로써 가축의 전염병 예방효과와 함께 악취 제거로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퇴비로 사용해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등 자원을 버리지 않고 순환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주시 내년초 가동…산림청 해마다 선정
장흥군의 뒤를 이어 경기도 파주시가 내년초에 법원읍 웅담리에 조성 중인 산림자원화센터의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파주시와 파주시산림조합은 지난해 3월 산림청의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돼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행정절차를 거쳐 지난해 10월 착공했다. 현재 부지조성을 마치고 산림자원화센터 신축공사를 진행 중으로 오는 12월말에 완공할 계획이다. 파주시 산림자원화센터도 장흥군과 마찬가지로 미이용 산림부산물로 톱밥과 우드칩을 생산·판매해 산림자원을 선순환하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산림청은 장흥군을 비롯해 파주시, 예산군, 남원시의 산림자원화센터가 가동되면 장기적으로 지역별 특성에 맞게 주력사업을 정해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산림청 산림자원과 정성갑 주무관은 “내년에 공모할 2023년 대상지 선정을 위한 예산을 편성해 국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며 “앞으로 3~4년간은 예산이 확보되는 한 매년 산림자원화센터를 1개소씩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사진 장흥군 산림자원화센터 제공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장흥군 용산면 어산리에 있는 산림자원화센터 전경.
현장에서 미이용산물을 파쇄해 우드칩을 만드는 모습.
장흥군 산림자원화센터가 생산한 우드칩과 톱밥.
산림자원화센터에서 고정식 파쇄기로 벌채목을 파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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