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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 그림책으로 여는 세상 이야기 5 – 모 윌렘스 작가의 ‘ 때문에’
등록날짜 [ 2021년11월08일 10시16분 ]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코로나 19 사태로 해야 할 일은 줄고, 하고 싶은 일은 하지도 못하고, 만나야 할 사람들을 만나지도 못하는데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간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우리는 누군가와 계속 관계의 인연을 만들어가며 살아간다.  

‘칼데콧 상’ 수상 작가 모 윌렘스의 그림책 <때문에>는 그런 인연에 의해 달라지는 사람의 운명과 사회의 변화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보낸다. 
이야기는 19세기 위대한 작곡가 베토벤이 작곡한 음악으로부터 시작된다. 슈베르트는 베토벤의 음악에 영감을 얻어 자신의 작품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싶어 했기 때문에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한 남자와 여자는 연주를 꾸준히 연습했기 때문에 오케스트라를 함께하자는 요청을 받았고, 또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악기를 무척 사랑하며 연주했기 때문에 오케스트라가 될 음악가들은 충분했다. 그리고 누군가의 삼촌이 때마침 감기에 걸렸기 때문에 소녀는 슈베르트라는 사람이 작곡한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수 있었고, 그것은 소녀의 인생을 변화시켰다.

그림책 <때문에>의 글 텍스트에는 모든 문장마다 ‘…때문에’라는 표현이 주문처럼 사용되고 있다. 이 책의 원제는 영어로 ‘because’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왜냐하면’과 ‘…때문에’라는 뜻으로 주로 쓰인다. 우리말 사전을 찾아보면 ‘때문에’는 두 가지 상반된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하나는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이라는 긍정적 의미를 지닌 ‘덕분(德分)에’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다른 하나는 ‘주로 부정적인 현상이 생겨난 까닭이나 원인’을 뜻하는 부정적 의미가 강한 ‘탓’이라는 용어를 포함하고 있다.
그림책 <때문에>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져 오는 것은 ‘…때문에’가 남을 원망하는 부정적 의미를 가진 ‘탓’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로부터 긍정적 메시지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덕분에’라는 좋은 의미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또 하나는 우리가 살아가는 일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의 관계 맺음과 도움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을 간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날 ‘문득 떠오른 음’ 하나가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그 영감이 음악이 되어 ‘음악 애호가들’ - ‘바이올리니스트’ - ‘연주자’ - ‘그래픽 디자이너’ - ‘열차 기관사’ - ‘오케스트라 지휘자’ - ‘오케스트라 사서’ - ‘콘서트홀 관리 직원들’을 거쳐 마침내 연주회가 준비된다, 그리고 감기 걸린 삼촌 때문에 그 연주회를 본 ‘한 소녀’가 다시 연주회의 지휘자가 되는 과정을 보며 우리의 삶에서 관계가 가지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본다.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이야기를 담은 이 그림책은 우리의 평범한 삶이 혼자의 삶이 아니라 누군가의 ‘때문에’라는 단어가 가지는 관계에 의해 만들어지는 운명적인 장치가 작동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사람과 사람이 씨줄처럼 연결되고, 사건과 사건이 날줄처럼 연결되어 마침내 한 사람의 생이 비단 천처럼 모양을 갖추는 모습을 보며 필자도 책 읽는 시간이 즐거웠다. 책 읽는 내내 필자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질문은 두 가지였다. 
필자의 생에서 씨줄이 되어주었던 이는 누구였으며, 날줄이 되었던 사건은 무엇이었을까?
또한 필자는 누구에게 씨줄이 되었던 적은 있었을까?
 
저물어가는 한 해와 생의 남은 시간만이라도 ‘…탓에’라는 부정적인 말보다는, ‘…덕분에’라는 따뜻한 말을 한 번이라도 더하며 살자고 다짐하며 그림책을 덮는다.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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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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