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철인데 주말마다 비가 내리는 데다, 설악교 교량 재가설 공사에 따른 교통통제로 단풍 관광차량들이 C지구로 진입하지 않고 막바로 B지구로 빠지면서 사람 구경하기 더욱 힘드네요.”
지난 12일 오후 설악동 C지구 상가에서 만난 한 상인은 “그래도 지난 주말에는 단체 관광객이 있어 담배 몇 갑이라도 팔 수 있었는데 오늘과 같은 평일은 전혀 사람이 없어 공치고 있다”며 “최근 들어서는 1년 중 가장 대목인 단풍철에도 이 같은 현상이 반복돼 속이 상한다”고 토로했다.
설악동 C지구에서 수십 년째 슈퍼를 운영하고 있다는 이 상인은 “올가을은 설악교 교통통제로 관광객이 없어 더 힘든 것 같다”며 “올가을 같으면 당장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매년 단풍철이면 단풍 관광버스들로 북적이던 설악동 C지구 주차장은 이날 오후 거의 텅 비어 한산했다. 이날 C지구 드넓은 주차장에 주차된 관광버스는 2대가 전부였고, 그 주위로 캠핑트레일러와 개인 일반 차량들만이 군데군데 주차돼 있어, 단풍철을 전혀 실감할 수 없었다.
매년 단풍철이면 단체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C지구 도로변 상가들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C지구 도로변에 위치한 대부분의 상가들이 단풍특수를 기대하며 문을 열었지만,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어 상가 앞 주변은 썰렁했다. 대형 관광버스 2대가 주차한 맞은편 음식점에만 손님이 조금 있을 뿐 대부분의 상가는 손님이 없어 거의 텅 비어있었다.
이 때문인지 지난 2019년 겨울 “내부 사정으로 휴업한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찾아뵙겠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던 C지구 도로변의 숙박업소는 본격적인 단풍철이 시작됐는데도 여전히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C지구 상인은 “올가을은 설악교 통제로 C지구로 다니는 차량과 사람이 줄어 더 썰렁한 것 같다”고 했다. 설악교는 지난 7월 진행한 정밀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아 현재 시가 교통을 통제하고 재가설을 추진 중이다.
반면 B지구 상가는 설악교 교통통제 영향인지 평일 오후 시간인데도 상가 주차장에는 차량들이 빼곡히 주차돼 있어 C지구와 대조를 보였다.
B지구 상인은 “설악교 교통통제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교통통제를 안하면서 대부분의 차량들이 C지구 주차장으로 이동하지 않고 막바로 설악동을 빠져나가 C지구 상가가 더 타격을 입은 것 같다”고 했다.
속초시는 매년 단풍철 소공원주차장과 B지구 주차장이 만차를 이루면, 이 일대 교통을 통제하고 C지구 주차장으로 차량을 유도한 뒤 소공원주차장까지 셔틀버스를 투입해 관광객들을 수송해 왔다.
엄산호 설악동번영회장은 “지난 주말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B지구는 그래도 사정이 괜찮았는데 C지구는 관광객이 없어 상인들이 울상이었다”며 “속초시에 C지구 주차장으로 차량을 유입시키는 방안과 도문교에서 화채마을을 거쳐 C지구로 관광차량을 진입시키는 방안을 모두 강구해 달라”고 건의했다.
한편, 속초시는 다음 달 13일까지 ‘2021년 가을 단풍철 특별교통대책’을 수립하기로 하고, 이 기간 소공원주차장 만차로 교통정체 현상이 발생하면 설악산국립공원공단 앞 2개 차로의 차량진입을 제한해 인근 공영주차장으로 유도한 후 목우재터널 삼거리 등에서 대형 전광판 등을 통해 교통정체 상황을 안내할 계획이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본격적인 단풍철인데도 지난 12일 오후 설악동 C지구 상가가 관광객이 없어 썰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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