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소는 《에밀》에서 “모든 욕망은 부족함에서 비롯되는데 그 부족함이 고통이다. 그러므로 불행이란 욕망과 능력 간의 불균형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것을 조화롭게 하는 사람이 행복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지혜는 무엇이며, 참다운 행복에 이르는 길은 능력이 감당할 수 없는 욕망을 줄이고 힘과 의지를 완전히 대등한 상태로 놓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만 모든 힘은 활동 상태에 들어가고 마음은 안정을 얻어 비로소 조화 상태에서 사람은 자기에게 알맞은 위치에 놓이게 된다. (…) 그리고 쾌락을 가까이하면 할수록 행복은 우리에게서 멀어져 간다. 이와는 반대로 자연상태에 있는 인간은 능력과 욕망 간의 차이가 적어져 행복에 가까워진다.”라고 했다.
행복은 인위적인 지나친 욕망이나 쾌락의 상태에서 벗어나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거짓 없는 자기 마음 안에서 발아하고, 잘 가꾸어 꽃향기처럼 피어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행복은 그 어떤 소유의 대상이 아니다. 가령, 아파트 30평을 살다가 아파트 60평에 살게 된다고 두 배 행복해지지 않는다. 아파트는 삶의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행복은 아파트나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피아노를 치고, 글을 쓰고, 농사를 짓는 과정 등 활동으로 봐야 한다. 즉 행복은 활동이다. 현대인의 소유 지향의 삶에 반성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그는 행복은 특정 시기, 제한된 시기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고 인생의 전 시기에 걸친 일관된 활동이어야 한다고 한다. 우리의 영혼, 영혼을 움직이는 ‘이성적 활동’이 가장 잘 발휘되는 삶이 바로 행복한 삶이다. 행복은 그리스어로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이다. 이는 ‘영혼이 좋은 상태’로 내 마음이 평화로운 상태가 행복의 상태이다. 즉 행복은 물질적·육체적 만족을 넘어서 정신적인 것의 훌륭함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나눔과 베품으로 이웃과 함께 하는 삶
세상은 원하고 바라는 대로 다 이룰 수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가능하지 않는 것에 매달려 이탓저탓하며 불행하게 살 것인가. 아니면 다른 선택을 통해 행복의 길로 갈 것인가는 본인에 의해 결정된다. 자신 능력뿐만 아니라 여건, 환경 등을 읽을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나아갈 때와 물러갈 때 그리고 멈추어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 행복의 기준을 미리 정해 움켜지고 그 길만 고집한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투기적 행태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대금업자 샤일록은 여전히 나쁜 인간의 본보기였다. 불덩어리를 손에 쥐고 뜨겁다고 소리치지 말고 불덩어리를 내려놓으면 되는 것을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스스로 괴로움을 자청하고 있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인간은 잘 먹고 잘 입고 있지만, 자신의 인간적인 자질이나 역할에 대해서는 조금의 관심도 쏟지 못하는 자동인형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이 사랑할 줄 알게 하려면 인간을 최고의 위치에 놓아야 한다. 인간이 경제적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지 않고, 경제적 수단이 인간을 위하여 사용되어야 한다. 인간은 기껏해야 이익을 나누어 갖는 데 그치지 말고, 경험을 나누어 갖고 일을 나누어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욕망을 나눔과 베품으로 함께하는 삶으로 승화시키는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이 세상은 혼자가 아니라 우리 모두 함께 ‘만남’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이다. 한쪽만 좋아하는 슬픈 짝사랑이 아닌 서로가 좋아해야 결실을 맺어 더 큰 사랑을 만들어 가듯이, 나만 행복한 것은 반쪽 행복이지만 모두가 행복해야만 진짜 행복이다. 나와 너,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해 내가 가진 재능을 조금씩 나누어 가지면 기쁨과 즐거움은 더 커지고, 슬픔과 괴로움은 더 작아진다. 역지사지로 좋은 것은 내가 먼저 다가가서 나눠주고 힘든 것은 내가 먼저 가져오는 미덕을 하나씩 실천하는 것이다. 나의 행복이 타인의 불행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의 성공이 타인의 희생과 피와 눈물로 주어졌다면 결코 행복이 아니다. 행복은 이웃과 함께 누릴 때 더욱 커지고, 어려움은 나누어 가질 때 더욱 줄어든다. 나눔과 배려, 존중과 공존의 삶, 나와 너, 우리 모두의 행복한 세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 행복의 비결은 내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필요한 것을 얼마나 나누어 주는 가이며, 불필요한 것을 가지려는 욕망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해방되는가에 있다.
<계속>
이종식
국제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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