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안이 수도권과 반나절 생활권에 도달한다. 금년 하반기에 공구별로 첫 삽을 뜰 동해안 강릉~제진, 춘천~속초간 동서 고속철도사업이 2027년 개통을 위해 공사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돌이켜보면 동해 설악권을 비롯한 강원도는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왔던 지역이다. 분단 이후 다른 어떤 접적지역보다도 지정학적 이유로 갖은 시달림을 받으면서도 최일선에서 오늘의 조국을 지켜왔다. 조국 안보를 위하여 기꺼이 생업의 터전을 제공하였을 뿐 아니라 철광석, 석탄 시멘트 등의 기초지원을 국민 경제 발전의 밑거름으로 공급했다. 강원도민(속초)의 이러한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 경제의 오늘의 모습은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또 속초시를 중심으로 한 강원도의 수산업은 경제 성장 과정에서 기반 산업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였을 뿐 아니라 바다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하였다. 산업화에 힘들어하는 도시 근로자들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갖도록 사시사철 포근하게 해줬다. 속초는 한 발치라도 더 고향 가까이 가기 위한 개척자들이 모여서 이룬 특별한 지역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렇듯 속초를 비롯한 설악권은 민족을 번영케 하는 첨병의 역할을 다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보상은커녕 지정학적 이유로 국토의 변방으로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 지역이 더 이상 변방일 수 없는 시대가 다가왔다. 지난 반세기 동안 냉전의 현장이었으며 긴장의 바다였던 동해 속초 앞바다가 이제는 넘실거리는 생동감 넘치는 바다로 바뀌어 가고 있다. 태평양 시대가 본격화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가 우리의 앞바다인 동해를 주목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토 개발의 중요한 사고의 전환과 함께 그 정책의 방향도 바뀌어 가고 있다. 즉 우리 지역의 환경친화적 개발 없이는 국토 전체의 경쟁력을 말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마지막 남은 설악권을 포함한 강원도에 대한 합리적인 국토 계획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국토 계획은 성공적일 수 없다는 정책적 의지가 뚜렷해지고 있다. 따라서 국토종합개발계획에 담겨진 정부의 모든 새로운 계획이 이러한 불합리한 점을 고쳐나갈 충분한 의지를 가지고 출발하였다고 믿는다.
이곳에 정부는 21세기의 새로운 국토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적 역량을 결집코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남북한 모두에게 경제 협력의 좋은 모델이 될 설악~금강 연계 개발계획은 관광자유지역이란 이름으로 곧 실현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 항만 확장 계획 등 아시아의 나폴리를 만들고자 하는 계획들도 확실히 이루어져야 한다. 설악~금강 연계 개발계획은 반드시 남북한 주민 모두에게 좀 더 나은 희망을 주어야 한다. 즉 설악산과 금강산은 통일을 앞당기는 산일 뿐 아니라 남북의 호혜적 공동의 번영을 위한 개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속초, 러시아(자로비노), 중국(훈춘), 일본(요나고시)로 백두산항로가 이어지고 나진 선봉 자유지대의 개발도 속초시를 통하여 첫 인적 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 곧 가사화될 정부의 접적지역 개발계획도 강원도 동해안의 발전에 획기적 전기를 부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모든 개발계획은 결국 도로, 철도, 항만 등을 포함하는 SOC의 확충 여부에 그 성패가 달려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순조롭게 가시화되고 있는 입체적인 육·해·공 교통망을 바탕으로 속초시는 북한, 일본, 중국, 러시아를 연결하는 환동해 시대의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을 확신한다. 이제 ‘새로운 100년, 새로운 1000년’이 열리는 국가 간, 지역 간, 냉혹한 무한 경쟁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많은 땀과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국내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고 함께 즐기는 동적인 관광지 명실상부한 ‘세계관광 1번지’로서의 확고한 기틀을 구축함으로써 강원도(속초시)민 모두가 그 열매를 거두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장세호
전 속초시 지방행정동우회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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