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죽왕면과 토성면에서 연안어업에 종사하는 어민들이 넙치 포획금지 체장 기준 완화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어민들은 올해부터 강화된 포획금지 체장 기준으로 인해 지역 어민들의 넙치 포획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호소했다.
작년까지 넙치는 21cm를 초과하면 포획할 수 있었으나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의 변경으로 올해부터는 35cm 이하의 넙치는 잡을 수 없게 됐다.
연안어업에 종사하는 어민들에 따르면 해마다 설 즈음엔 마리당 2~3kg에 달하는 대형 넙치를 잡고, 6~8월엔 산란 이후 성장한 작은 넙치를 잡아 왔는데 올해는 금지 체장 기준이 강화돼 6~8월에 조업을 거의 하지 못했다.
죽왕면의 한 어민은 “해양수산부가 넙치의 포획금지 체장 기준을 높이는 것을 반대하진 않지만, 그 기준을 21cm에서 35cm로 한꺼번에 너무 높인 게 문제”라며 “이는 다른 어종의 금지 체장 기준 강화와 비교하면 두드러진다”고 했다. 이 어민은 “넙치 포획금지 체장 기준을 급격하게 높이기에 앞서 3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뒀다면 좋았을 텐데 갑자기 이렇게 시행해 버리니 너무도 답답하다”고 했다.
죽왕면의 또 다른 어민은 “해수부의 방침은 현실을 모르는 처사”라면서 “고기를 잡자면 법을 어겨야 하고 법을 지키자면 어민이 굶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 어민은 “어민 생계가 걸린 문제이니 기준을 28~30cm 정도로만 완화해도 어민들이 7~8월에 조업이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죽왕수협 관계자는 “연안어업에 종사하는 어민들은 소형어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먼 바다로 나가서 어로작업을 할 수도 없어 체장 기준을 강화하면 생계에 큰 지장을 받는다”면서 “넙치 체장 기준을 어민들이 처한 현실에 맞게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난 13일에는 넙치 포획금지 체장과 관련해 죽왕면·토성면의 어민과 해수부·고성군·죽왕수협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강원도한해성수산자원센터에서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어민들은 해수부에 현장 조사를 요청하며 넙치 포획금지 체장 기준을 28cm 이하로 완화해 줄 것을 해수부에 건의했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포획금지 체장 기준 강화는 어족자원의 보호를 위한 것으로 현재 넙치의 체장 기준에 대한 이의 제기는 전국적인 것이 아니라 강원도 고성에서만 제기된 상황”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40여 개 어종에 대해 체장 기준이 설정돼 있는데 특정 어종의 기준을 완화하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해 다른 어종에 관한 추가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면서 “체장 기준 강화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현재로선 이를 완화한다고 확답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민들이 연안에서 넙치가 잡히지 않는다고 얘기하므로 우선 어민들의 주장이 맞는지 현장 확인 등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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