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격이 다시 힘을 내 세계 정상에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격 세계 정상에 바짝 다가선 양양꿈나무사격단 출신의 국가대표(2021∼2022) 박하준(한체대 3년, 22) 선수가 지난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을 맹훈련으로 달래고 있다.
2019년 제30회 나폴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은메달리스트인 박하준은 주 종목인 10m 공기소총에서 60발 654점 만점에 628∼629점을 기록하며 현재 세계신기록인 633점에 근접해 있다. 국내 랭킹은 3∼4위, 세계랭킹은 10위권을 마크하며 세계적인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세계랭킹에서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그는 지난 도쿄올림픽에 출전이 예상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유럽에서 주로 열리던 각종 대회들이 중단되면서 쿼터(출전권)를 확보하지 못해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이에 도쿄올림픽 사격 10m 공기소총에는 단 1명만이 출전할 수밖에 없어, 사격계에서도 크게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국내 대회는 물론 국제대회에 출전하면 결선에서 가장 강하고 경쟁력을 인정받는 박하준은 올림픽 메달 획득을 잠시 미룬 채 지난여름 자신을 길러준 고향 양양에서 후배들과 함께 전지훈련을 충실하게 소화하며 내년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대회 메달을 정조준하고 있다.
앳된 모습이지만 사선에만 들어서면 집중력이 배가되는 박하준은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올해 각종 국내 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 3월에 열린 미추홀기 사격대회에서는 개인과 단체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5월 대구시장배 대회 10m 공기소총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6월 창원시장배 대회에서는 10m 공기소총 개인전과 50m 화약소총 복사(엎드려 쏘는 자세)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두둑한 배짱에 집중력까지 탁월한 박하준은 양양꿈나무사격단 시절부터 황병인 감독이 고안한 1대1 넉다운 방식의 훈련 덕분에 예선은 중·상위권을 유지한 후 결선에서는 뒷심을 발휘하며 정상권을 차지하는 승부사로 통한다.
그는 지난 2017년 제47회 봉황기 전국사격대회 남자 고등부 10m 공기소총 개인전 결선에서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며 국가대표급 베테랑 실업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을 정도로 일찍이 이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수도권에서 훈련을 못해 이번 여름에 고향인 양양군의 최신식 시설에서 후배들과 전지훈련을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비록 도쿄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있을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그리고 파리올림픽까지 우리나라의 사격을 세계에 알리도록 더욱 집중해서 훈련에 임하고 있어요. 항상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고향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사격 선수인 누나를 따라 사격장을 찾은 것이 인연이 돼 양양초교 5학년 때부터 사격을 시작한 박하준은 황병인 감독이 이끄는 양양꿈나무사격단에 들어가 기본기를 익히며 6학년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양양중학교에 진학해서는 강원도 대회는 물론 전국대회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 2016년 인천체고에 들어가 10m 공기소총과 50m 화약소총 3자세를 주 종목으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한국체대에 입학한 후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현재 국가대표로 우리나라 사격의 대들보 역할을 해내고 있다.
양양꿈나무사격단 황병인 감독은 “박하준 선수가 지난 도쿄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해 아쉬움은 크지만, 앞으로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해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며 “고향은 물론 우리나라 사격을 위해 더욱 힘을 내 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박하준 선수는 9월 사격연맹회장기를 시작으로 10월 전국체전에 출전해 ‘금빛 조준’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내년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에서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김주현 기자
양양사격장에서 훈련 중인 박하준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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