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자원봉사센터 박주희 소장과 직원들은 요즘 코로나19 창궐이라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상황에 맞닥트리면서 지역의 기관·단체와의 네트워크 구축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더불어 언택트, 비대면이 강조되는 때라, 봉사방식과 내용에 대한 고민도 깊게 하고 있다.
박 소장은 “큰 일이 생겼을 때 민관 협업이 잘 이뤄져야 하는데, 자원봉사센터가 중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며 봉사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대응하며 환경도 지키고
속초시자원봉사센터는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지역의 기관·단체와 연계해 코로나 예방과 방역을 지원하는 봉사활동을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해 속초시평생교육문화센터 홈패션부 수강생과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안심·안전 마스크’ 1만2,000여개를 제작해 노인, 아동, 장애인 시설 등에 배부해 화제가 됐었다.
올해는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4월부터 속초시 생활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 자원봉사자들을 배치해 문진표 작성, 발열체크, 예진 대기자 안내 등의 백신접종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지역의 단체장과 상공인들은 예방접종센터에서 헌신하는 이들을 위해 간식과 음료를 지원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올 초에는 ‘재난 취약계층 위생용품 방역키트’ 146개를 제작해 시내버스 회사(강원여객, 동해상사)와 모범운전자회에 제공했다. 또 속초·고성·양양여성기업인협회와 속초은솔로타리클럽 등 지역 기업과 단체의 후원을 통해 서울시공무원수련원에 마련된 ‘강원도 제2생활치료센터’와 속초시보건소 선별진료소, 속초시지역자율방재단, 속초시산불대응센터에 떡과 과일 키트 등을 전달했다.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들의 모임, 한국자유총연맹 속초시지회 등과 함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 돕기에도 나섰다.
속초시자원봉사센터는 코로나 시대에 환경오염과 자원낭비를 막고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부담도 덜어주는 1석 3조의 ‘아이스팩 재활용 사업’을 올 들어 중점 추진해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많은 성과를 냈다. 조양사랑봉사단과의 협업으로 부영3단지와 KCC스위첸, 주공4차 아파트에 모두 15개의 아이스팩 수거함을 설치하고 수거한 아이스팩을 세척·건조해 지금까지 8회에 걸쳐 관광수산시장, 동명항·대포항·외옹치항 등의 상인들에게 무료로 배부했다.
센터는 더 나아가 (재)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의 ‘2021 지역맞춤형 안녕캠페인 공모사업’으로 속초시새마을회와 함께 ‘아이스팩 에코소풍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휴먼빌·효성헤링턴플레이스·자이·미소지움 아파트와 속초시새마을회관 쓰레기 집하장에 아이스팩 수거함을 16개 설치했다. 수거한 아이스박스에 상추와 고추모종을 심어 만든 그린팜(사랑의 텃밭), 아이스팩 내장재와 폐플라스틱컵을 재활용해 만든 모기퇴치제, 폐플라스틱병으로 만든 반려식물을 어르신들에게 전달했다. 아이스팩은 수거·세척·건조해 상인들에게 지원하고 있다.
홀몸어르신에 안부지킴 키트 전달
어르신 지원활동은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다. 새마을금고와 농협의 후원을 받아 밑반찬, 국, 과일, 떡 등으로 만든 도시락을 경로당에 전달해 어르신들이 가져가도록 하는 ‘도란도란도시락사업’, 생필품과 방역용품, 식품 등을 담은 키트를 자원봉사자들이 홀몸어르신 가정에 전달하는 ‘홀몸노인안부지킴키트나눔사업’을 진행 중이다.
저소득층 지원사업으로 찬누리봉사회(회장 유현재)와 연계해 올해 7가구를 대상으로 ‘사랑의 집 고쳐주기’를 진행하고, 12가구의 노후보일러를 교체해주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자원봉사자를 지원 및 격려하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특히, 매월 우수봉사자 40여명을 선정해 영화관람을 지원하는 ‘우수봉사자시네마산책’은 봉사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박주희 소장은 “자원봉사자들이 나름 보상을 받는다는 생각에 무척 좋아하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우수봉사자와 단체를 선정해 시상하고, 한마음체육대회, 우수봉사자힐링캠프, 자원봉사자대회도 계획하고 있다.
센터는 자원봉사자 역량강화사업으로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열지 못한 자원봉사대학을 올 하반기에는 열어 외국어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7월에는 여름방학을 맞아 2040 탄소중립을 주제로 ‘2021 청소년 자원봉사 하계 1일캠프’를 열었다.
현재 속초시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봉사자는 2만3천여명, 단체는 200여개이다. 하지만, 어려운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봉사자는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센터는 재난재해 등 상황에 맞게 준비된 봉사자들을 투입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방재단, 새마을회, 자율방범대 등으로 구성된 통합자원봉사단을 조직, 운영하고 있다.
발 빠르고 질 높은 봉사를 지원하기 위한 직원 확충도 센터의 과제이다. 박주희 소장과 4명의 직원은 속초시민 모두가 봉사자라는 생각으로 시민들이 요소요소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밀려드는 업무 속에서도 혼신을 쏟고 있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속초시자원봉사센터가 올들어 아이스팩 재활용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다. 세척·건조한 아이스팩을 속초관광수산시장 상인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지역 단체들과 코로나19로 일손 부족을 겪고 있는 농가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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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희 속초시자원봉사센터 소장
“한 사람의 봉사자로 센터 이끌어요”
“요즘 되돌아보면 예전에는 봉사를 쉽게 생각한 것 같아요. 어르신들이나 저소득층을 지원하고 지역행사에 봉사자를 배치하거나 봉사 요청이 들어오면 봉사를 나가는 식으로 일종의 짜여있는 봉사였죠. 그러나 지금은 갑작스런 사회변화에 맞춰 그때그때 필요한 봉사를 신속하게 지원해야 해요. 코로나도 우리가 미리 준비했다가 대처하는 게 아니잖아요. 지역 단체들과의 네트워크가 탄탄해야만, 갑자기 닥친 재난상황을 빨리 대응하고 극복할 수 있는 거죠.”
박주희(사진) 속초시자원봉사센터 소장은 코로나 상황에 처한 현 시기, 효과적이고 발 빠른 봉사를 위해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통한 협업과 협력을 특히 강조했다. 통합자원봉사단을 구성하고 교육을 통해 앞으로 닥쳐올 재난에 대비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우리 센터는 속초시자율방재단이나 새마을회, 자율방범대 등 활발하게 봉사하는 큰 단체들과 협업이 잘 되고 있어요. 그래서 어떤 어려움이라도 이제는 극복할 수 있게 됐고, 2~3년 사이 센터도 더 단단해졌고 위상도 높아진 것 같아요.”
2018년 8월 1일자로 취임한 박주희 소장은 지난해 8월 재임돼 만 3년 넘게 센터를 이끌고 있다. 그는 1998년 대한적십자 설악봉사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지역의 봉사현장을 지켜온 그야말로 천생 ‘봉사자’이다. 스스로도 “자원봉사센터 소장이라는 직책보다 한 사람의 봉사자란 생각으로 센터를 이끌고 관과 단체들과 함께 하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코로나 때문에 뭔가 멈춰 있는 시간인 것 같아요. 속초를 찾는 모든 이들이 안전한 관광도시 속초라는 이미지를 갖게끔 시민들이 경각심을 갖고 코로나 백신접종에 적극 참여해 주시길 바라요. 그러면 코로나를 빨리 극복하고 더욱 활기찬 관광도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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