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 조양동의 한 아파트에서 승강기 보수공사와 수도요금 검침 누락 등의 문제를 놓고 이를 제기하는 입주민들과 입주민동대표회가 갈등을 빚고 있다.
문제를 제기하는 입주민들은 최근 아파트 단지 내에 “승강기 보수공사와 관련한 업체 선정과 수도 요금 부과 등에 문제가 있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동대표회장과 동대표들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동대표회도 이들 입주민의 의혹 주장을 반박하는 호소문을 부착하고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고 있다.
일부 입주민들은 현수막 성명문을 통해 “현 동대표회장이 지난해 12월~지난 6월까지 진행된 4억원 초과 계약의 승강기 보수공사 건과 관련해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입주민들은 “해당 공사 건과 관련해 입주민을 대상으로 한 공청회가 열리지 않아 제대로 된 주민 의견 수렴이 없었고, 여기에 입찰공고 과정에서도 공고 내용에 ‘현장 설명 없음’이라고 공고해 전국 관련 업체의 응찰 기회를 박탈했다”며 “이런 이유로 두 번의 유찰 끝에 수의계약으로 전환돼 특정업체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입주민들은 “이런 공고 과정은 한마디로 동대표회장 입맛에 맞는 업체를 선정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인지 다른 승강기 기술 보유업체와 동대표회가 선정한 업체와의 견적 차이가 수천만 원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들 입주민들은 수도요금 검침 누락과 관련해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상수도 정보공개 청구 결과, 2만 건의 상수도 검침 누락(제로) 사실이 밝혀졌다”며 “지금까지 성실히 상수도 요금을 납부한 입주민들만 바보가 되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동대표회는 “우리 아파트 승강기의 경우 다음 달 정밀 안전검사가 예정돼 있는 데다 이번에는 6가지 항목의 안전품목을 신규 설치해야 해 승강기 보완공사를 추진하게 됐다”며 “안전기준을 만족하는 부품의 미설치 시 불합격 처리돼 승강기 사용 불가 처분을 받을 수 있어 업체 선정에 세심한 주의를 요했다”고 밝혔다.
동대표회는 이어 “이에 승강기 전면교체(1안, 15억원 예상), 부분 교체 및 추가 품목 설치(2안, 8억3,000여만원 예상), 추가 품목만 설치(3안, 4억1,000여만원 예상) 등 세 가지 안을 검토해 동대표회에서 3안을 최종 결정해 경쟁입찰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했다”고 주장했다.
또 “참가자격도 자본금 3억원 이상 업체로 해 가능한 모든 승강기 업체가 참가할 수 있도록 개방했고, 입찰공고 또한 전국 아파트 입찰 사이트에 공고해 입찰 참여를 희망하는 모든 업체가 공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정상적인 절차대로 입찰을 진행했다”고 했다.
동대표회는 상수도 검침 누락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아파트의 경우 일부 세대는 수도계량기가 세대 안에 있어 입주자가 복도에 있는 ‘상수도 검침 기록지’에 사용량을 기재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한 달 평균 240여 세대에서 미검침 사례가 발생한다”며 “미검침 세대의 경우 후에 주거 사실이 확인되면 수도료를 추가 부과해 현재 수도료를 납부하지 않는 세대는 없다”고 반박했다.
해당 아파트의 관리 위탁사인 A사는 “미검침 세대의 경우 수도계량기가 세대 안에 있는 구조적인 문제로 미검침 사례가 발생한 것 같다”며 “미검침 세대는 추후 주거 사실이 확인되면 미납 요금을 추가 부과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상수도 요금 부과에는 큰 문제가 없다. 단지 아파트 관리규약에는 미검침 세대의 경우 3개월 평균 사용량을 기준해 수도요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는데 이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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