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와 추수철이면 논둑이나 길섶에서 즐겨 먹던 농경문화의 토속음식을 현대감각에 맞게 새롭게 재해석한 퓨전 농어촌음식전문점이 양양지역에 오픈해 핫플레이스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양양읍 산림조합 맞은편 먹자골목에 문을 연 ‘늘∼양양(대표 이동헌)’은 외식업 트렌드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지역특산물의 글로벌 로컬푸드 개발을 목표로 지나치게 전통적이나 토속적인 음식만을 고집하거나 재현하지 않고 젊은 층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실용적 퓨전메뉴 출시에 들어갔다.
이곳의 대표 브랜드 메뉴는 ‘홍합짜글이’를 필두로 ‘홍합덮밥퀴진’, ‘대패우삼겹짜글이’, ‘육전비빔밥’, ‘육전’ 등으로 단순화했다.
대표 메뉴인 ‘홍합짜글이’는 국과 찌개의 중간 정도의 음식으로, 특화 개발한 양념국물에 큼지막하게 썬 홍합을 넣고 갖가지 신선 채소를 더해 중간 불에 졸여 만든다. 이를 밥과 함께 썩썩 비벼 먹는데, 홍합짜글이에 비벼 먹는 밥은 일반적인 스텐 공깃밥이 아니라, 도자기 대접에 신선 채소와 계절 나물 등을 담아 참기름까지 뿌려 제공한다.
‘홍합덮밥퀴진’은 젊은 감각으로 간단하게 비벼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이고, ‘대패우삼겹짜글이’는 대패삼겹살과 짜글이가 조화를 이룬 메뉴다. ‘육전비빔밥’과 ‘육전’은 전통 메뉴로 입맛과 기호에 맞춰 주문이 가능하고 골라 먹는 재미까지 더한다.
‘늘∼양양’은 모든 메뉴를 맛에 최우선을 두고 시각적인 만족감을 주기 위해 세련된 플레이세팅의 상차림을 제공하고 가격 또한 합리적으로 책정했다. 반찬은 오래전부터 양양을 비롯해 영동지역에서 잿노리를 먹을 때 곁들이던 쇠미역 부각과 무국 등 토속음식을 다양하게 내놓아 젓가락이 자주 갈 정도로 인기가 많다. 점포 분위기도 퓨전 메뉴 식당답게 깔끔한 카페 콘셉트로 구성해 젊은 층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늘∼양양’의 퓨전메뉴는 강원도소상공인 외식업컨설팅과 메뉴개발교육 전문업체로 유명한 ㈜강원도외식저널 황영철 대표의 다년간에 걸친 풍부한 경험과 창의적 아이템을 바탕으로 지역청년상인 육성 차원에서 이동헌(44) 대표를 지원해 개발했고, 상표등록까지 완료했다.
지난달 오픈한 이곳이 서핑해변을 찾은 서퍼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면서 동해안만의 특화메뉴로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강릉 주문진과 춘천에서 관심 있는 이들이 직접 음식점을 방문해 프랜차이즈 가맹점 개설을 문의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이동현 ‘늘∼양양’ 대표는 “동해안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로컬푸드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황영철 대표님의 맞춤형 컨설팅을 받아 홍합짜글이 메뉴를 완성하게 됐다”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서핑도시에 걸맞은 브랜드로 키워나갈 수 있도록 맛에 더해 친절서비스까지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늘∼양양’ : 033-672-6849>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동해안 별미인 ‘늘~ 양양’의 대표 메뉴 홍합짜글이 상차림.
‘늘~ 양양’은 퓨전메뉴 식당답게 젊은 콘셉트로 카페처럼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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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토속 별미음식
‘단짜 단짜’ 쇠미역튀각…이면수 장국
간간이 삭혀둔 부새우젓…칼칼 장떡
양양 토속 음식은 해안지역의 음식문화 영향이 지배적으로 절대 빠지지 않았던 별미음식 몇 가지가 있었다. 특히, 백설탕을 허옇게 뿌린 ‘쇠미역 튀각’은 별미 중의 별미로 쳤다. 바싹하게 말린 쇠미역을 또 바싹하게 튀겨내 백설탕을 잔뜩 뿌리면, 달고 짭짤한 맛을 뜻하는 요즘말로 ‘단짠 단짠’ 하여 밥반찬도 되고, 막걸리 안주도 되고, 별미 별식도 되고, 간식까지 제격이어서 절대 빠뜨리지 않았던 양양 농어촌 ‘잿노리’의 고유하고 독특한 반찬거리였다. 국으로는 팔뚝만 하게 큼지막한 이면수(해안지역 사람들은 ‘밤꽁이 새치’라 부름)를 넣고, 고추장을 푼 장국 물에 파와 무를 숭덩숭덩 삐져 놓고 얼큰하게 끓여 내놓기도 했다. 며칠 전에 떠다가 파, 마늘, 고춧가루에 버무려 간간이 삭혀 두었던 ‘부새우젓’도 그때의 별미였고 칼칼하게 부친 장떡 몇 소적도 빠질 수 없었던 고유의 음식이다. 이 음식들에는 농촌 들녘과 망망대해 동해 바다에서 땀 흘려 공유하던 노동의 가치와 서로를 느끼면서 위로하는 인간미까지 더해진다.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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