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진공공하수처리시설에서 국도 건너편에 있는 자산리의 주민들이 하수처리시설과 관련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들은 최근 마을 앞 국도 주변과 고성군청 앞에 거진하수처리시설에 대한 불만을 담은 현수막 수십 장을 내다 걸고 군의 성의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자산리 주민 일동’ 명의의 현수막에는 하수종말처리장 이설, 주민 이주 등의 내용과 함께 “당신들이 싼 똥 당신 마을에서 처리하라”, “자산주민을 똥물 취급하는 고성군행정”, “하수처리장 준공자 엄벌에 처하라”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자산리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주민들의 반발은 군 담당자의 태도가 발단이 됐다. 얼마 전 마을에서 악취가 나서 한 주민이 군 담당 부서에 연락한 후 이를 확인하러 마을에 나온 군 직원이 주민에게 취조하듯이 얘기했다는 것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후 부서의 상급자가 마을에 나와 주민들을 옆에 두고 하급자들을 혼내며 언성을 높였는데 한 주민은 이것을 “공무원이 주민을 위협하는 것으로 느꼈다”고 주장했다.
자산리의 한 주민은 “주로 흐린 날에 마을에 악취가 심하다”고 밝히고 “예전에는 상하수도사업소장을 비롯해 공무원들이 자산리에 자주 나와 주민들의 불편함을 살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고 불편 사항을 얘기하면 공무원들이 마을에 보상을 다 해줬다는 식으로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주민들 앞에서 하급자에게 일 처리를 꼼꼼히 하라고 주의를 줬지만, 이는 주민들에게 한 게 아니었고 주민들과 친분이 있기에 이 일이 크게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전에는 마을 주민들의 불편함을 살피기 위해 자산리에 자주 나갔었는데 주민으로부터 ‘마을을 감시하러 오냐’는 얘기를 들은 후에 주민들의 눈치가 보여 이전처럼 자주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군은 자산리 마을회에 현수막을 자진 철거하도록 2차례 공문을 발송해 불이행 시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음을 알린 상황이다. 자산리 이장은 군의 이런 조치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어 군과 자산리 주민의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자산리 주민 일동’ 명의로 7번 국도 주변과 고성군청 앞에 붙은 현수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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