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늦은 밤 속초해수욕장은 긴장감이 돌았다.
속초지역의 이날 낮 최고기온이 올여름 들어 모처럼 30도를 웃도는 등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데다 수도권 등의 풍선효과로 피서객들이 속초해수욕장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인근의 강릉시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지난 19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면서 상대적으로 방역규제가 덜한 인근 지역으로 피서객이 몰리는 연쇄 풍선효과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조치와 속초시의 철저한 방역대책 시행 등으로 다른 지역의 해수욕장 등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방역 수칙 위반과 일부 피서객들의 몰지각한 행위 등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단지 수영이 금지된 야간에 바다에 뛰어들려는 피서객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피서객들이 간혹 목격돼 방역관리요원들이 이들을 제지하고 나섰다.
이날 오후 8시 30분 속초해수욕장 남문 출입구.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백사장에 들어가려면 출입구에서 체온 측정과 수기명부 작성을 마치고, 체온스티커를 손목에 부착해야만 했다.
백사장은 무더위로 피서객이 많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한산한 모습이었다.
방역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속초시자율방재단의 한 단원은 “오늘은 주중이어서 주말보다는 피서객이 적은 편”이라며 “그래도 날이 더워서 그런지 어제보다는 피서객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도 멀찍이 거리를 띄워 더위를 피하는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었다.
백사장에는 ‘야간(오후 7시~다음날 오전 6시) 백사장 내 음주 및 취식 금지’를 알리는 안내방송이 계속 나왔다.
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해수욕장 집합 제한 명령이 시행 중”이라며 “피서객들은 야간에 해변 백사장 내에서 음주와 음식물 취식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계도 영향인지 이날 백사장에서 음주와 음식물을 취식하는 피서객은 눈에 띄지 않았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피서객은 “가족들과 해수욕장을 찾을 때는 야간이라서 좀 소란스럽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피서객이 많지 않은 데다 대부분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밤이 깊어가면서 일부 몰지각한 피서객들의 행위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0대로 보이는 남성 피서객들은 야간에 바다로 뛰어들다가 수상안전요원의 제지를 받는가 하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백사장을 거닐던 한 여성 피서객은 해변을 순찰 중이던 자율방범대원의 지적을 받고서야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했다. 또 해수욕장 주변에서 폭죽 소리가 요란하자 바로 “쾌적한 피서 분위기 조성과 피서객들이 안전을 위해 즉각 중지해 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해수욕장 주변 상가들도 이날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시행된 영향인지 대부분 한산해 보였다.
한편, 시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일몰 후 해수욕장 개장을 폐쇄한 강릉시와는 달리 올여름도 지난해와 같이 속초해수욕장을 야간에 개장하기로 했다. 야간 개장 기간은 지난 24일부터 8월 15일까지, 23일(오후 6시~9시)간이다.
시는 야간 개장 기간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4개 출입구에 1일 최대 24명을 배치하고, 마스크 미착용 및 음주·취식 행위 단속을 위해 23명을 투입해 계도·단속하고 있다. 또 속초시자율방재단을 중심으로 방역활동도 강화했다.
시 관계자는 “야간 해수욕장을 개장해도 주간 개장과 비교해 오후 9시까지 3시간 정도 개장시간이 연장되는 정도에 불과해 운영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철저한 방역으로 피서객 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지난 20일 야간 속초해수욕장 모습. 피서객들이 바닷물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