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등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풍선효과가 현실화되면서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지역사회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속초해수욕장과 속초관광수산시장 등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피서객이 늘어난 데다, 지역에서 산발적인 감염이 계속 이어지면서 지역주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는 ‘피서객이 와도 걱정, 안 와도 걱정’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속초해수욕장 방역 더 촘촘히=속초시에 따르면 지난 10일 개장 후 13일까지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3만3,775명으로 지난해보다 30% 증가했다.
시 관계자는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되면서 수도권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거리단계가 느슨한 비수도권으로 원정 피서를 오는 풍선효과가 현실화되면서 해수욕장 이용객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속초시를 비롯한 도내 18개 시·군은 지난 15일부터 2단계가 적용됐다.
이처럼 피서객이 몰리자 지난 13일 오후 속초해수욕장은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에는 해수욕장 출입구 등에 설치된 분무 소득을 위한 게이트형 방역소독기를 통과하면 출입이 가능했으나, 올해는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고 피서객 출입 등록 관리를 위한 수기명부 작성과 체온 확인 후 체온스티커를 부착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 OR코드 전자출입명부를 활용한 안심콜 출입관리제도도 도입했다.
피서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후 2시경에는 해수욕장 정문 출입구에 방역 순서를 기다리는 피서객들로 긴 줄이 만들어진다.
수원에서 놀러왔다는 A(32) 씨는 “더운 날씨에 방역순서를 기다리느라 다소 짜증도 나지만 그래도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해 방역수칙을 따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역관리요원인 김홍휘 씨는 “작년에는 마스크를 쓰라고 하면 대뜸 욕을 하는 피서객들도 있었는데 올해는 그런 피서객이 아직 한 명도 없을 정도로 통제에 잘 따라주고 있다”고 했다.
피서객이 몰리면서 일부 주민들은 코로나 감염 불안과 생활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피서철 초반이다 보니 가족 단위 피서객보다는 수도권 20대 젊은 층이 많아 아무래도 더 불안해 해수욕장에 잘 안 가게 된다”며 “해수욕장 주변 좁은 인도를 전동퀵보드가 활보하고 다녀 불편하다”고 했다.
■속초관광수산시장 ‘기대’ ‘걱정’ 교차=속초관광수산시장은 요즘 한마디로 ‘피서객이 와도 걱정, 안 와도 걱정’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장소이다. 수도권의 확진자 급증에 따른 풍선효과로 피서객이 늘어나 좋지만, 자칫 지역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불안하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평일 오후 시간인데도 닭전골목은 제대로 걸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려 북적였다. 평소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튀김과 막걸리빵 판매 점포에는 긴 줄이 만들어졌다.
상인회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등지의 풍선효과로 피서객이 우리 시장에 몰리는 것을 실감한다”며 “시장이 살아나 좋지만, 반대로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을까 염려도 된다”고 우려했다. 고명진 기자
속초시의 코로나19 방역이 강화된 가운데 지난 13일 오후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출입을 위해 체온 측정과 수기명부 작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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