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게 철을 맞아 지난 12일 거진어촌계 건물 아래에서 수십명이 모여 해녀들이 채취해온 성게의 살을 발라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대체로 3명이 한 조를 이뤄 성게 살을 발라냈다. 한 명이 가시가 빽빽한 성게를 칼로 반으로 가르면 다른 이는 이를 받아 찻숟가락으로 성게의 살을 발라내 바구니에 담았고, 또 다른 이는 발라낸 성게 살에서 이물질을 제거했다. 살을 파내고 버려진 성게의 껍질은 속이 비었음에도 한참 동안 꿈틀댔고 껍데기에 붙은 가시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했다.
작업을 일찍 끝낸 이들은 작업한 곳에 앉아서 냉면 한 그릇씩 먹었다. 어떤 이는 더운 날씨에 고된 일을 끝내고 당분을 보충하려는지 설탕을 한가득 뿌린 후 냉면을 비볐다.
작업 참여자들은 장년층과 노년층이 대부분이었다. 한 작업자는 “이건 아무나 막하면 안 돼”라면서 자기 일에 자부심을 표현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지난 12일 거진어촌계 건물 아래에서 수십명이 모여 성게의 살을 발라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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