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령미술관에서 김춘옥 작가의 작품전이 지난 14일부터 시작돼 다음 달 31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초대전에서는 작가의 개성적인 한국화를 만날 수 있다. 전시작들은 그림의 각 요소가 도형이나 문자 같아 보이는 반추상적인 그림들이다. 작품들은 한지에 먹을 사용해 동양적이면서도, 적절한 색깔 배치를 통해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각을 담고 있다. 작가의 작품은 한국화를 근본에 두고 있으나 ‘데콜라주’ 기법을 사용해 전통 한국화와는 다른 느낌을 전한다. ‘데콜라주’는 인쇄물이나 천, 나뭇조각, 모래 등 여러 가지 물건을 붙여 구성하는 회화 기법인 콜라주의 반대 개념으로, 작가는 한지를 여러 장 겹쳐서 풀로 붙여 그린 후 부분적으로 종이를 떼어내 먹의 농담과 형태를 표현했다.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김 작가를 두고 다음과 같이 평한 바 있다.
“그(김춘옥 작가)는 지금까지 전통적 수묵채색화에서 출발하면서 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창조해내는 작업에 매진해 왔다. (중략) 투명한 정신적 아름다움을 간직하면서 그것을 더욱 세련된 방법으로 재창조해내는 작업은 전통의 올바른 해석과 연면한 계승의 방법론으로 높이 평가되지 않을 수 없다.”
김 작가는 이번 초대전을 열면서 “한국화라고 하면 산수화나 사군자를 떠올리기 쉬운데 한국화도 한국인의 정서를 나타내기 위해 다양한 기법과 현대적인 미감으로 표현할 수 있음을 이번 전시작을 통해 봐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김춘옥 작가는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세종대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1965년 문화공보부 신인예술상 장려상, 2003년 옥관문화훈장, 2012년 한국예총 예술문화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선화랑, 조선화랑 등에서 63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현대미술초대전 등 75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쾰른, 제네바, 스트라스부르 등에서 개최된 40여 회의 아트페어에 작품을 출품한 바 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세종문화회관, 일민미술관, 예술의 전당, 한국마사회, 경향신문사 등에서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고 현재 (사)한국화진흥회 이사장, (사)한국미술협회 상임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김춘옥 작가의 <자연-관계성> 61×73cm, 한지, 채색 한지, 먹,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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