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2일자 <설악신문> 기사에는 전동퀵보도가 도로 갓길에 무분별하게 주정차 되어 있어 주민들이 생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옵니다. 전동퀵보드의 이용자가 점차 늘고 있지만, 지정된 주차공간이 없다 보니 아무 장소에나 주정차해 보행자의 이동을 방해함은 물론,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나오며, 다른 시·군 등은 관련 조례를 개정해 전동퀵보드에 대한 강제 견인에 나서고 있다고 나옵니다.
속초는 금년 들어 세 군데 회사의 공유킥보드 서비스가 ‘디어’, ‘씽씽’, ‘지쿠터’의 순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요금제는 기본요금과 시간 비율로 계산되는데, 대략적인 가격은 택시와 버스의 중간 가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편, 기사의 내용처럼 킥보드는 도로를 무단점거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보도 주행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킥보드에 관심이 없는 분들에게는 짜증을 유발하는 천덕꾸러기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킥보드는 탄소중립에 도움이 되는 탈것입니다. 내연자동차 혹은 내연오토바이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적 운송수단입니다. 그래서 도입을 반대만 할 수는 없습니다.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를 저지하기 위해서 전 세계적으로 디젤, 휘발유, LPG 자동차의 단종 및 판매금지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전기자동차의 공급이 늘어나고 있으며, 자전거 이용이 권장되고, 전기자전거의 자전거도로 주행이 허용되었습니다. 킥보드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습니다.
“내연기관자동차 줄이는 데 도움”
일반적으로 킥보드 하면 사고가 잘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제 경험으로는 킥보드는 오히려 자전거보다도 안전한 것 같습니다. 어린이들이 자전거를 먼저 배우는지, 씽씽이를 먼저 배우는지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킥보드는 자전거처럼 타고 가다 넘어질 일이 없습니다. 발이 지면에서 10cm 정도 높이에서 주행하다 보니, 브레이크를 잡고 한쪽 발을 땅에 대면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라는 것은 결국 정지를 못할 때 발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든 오토바이든 자전거든 킥보드든, 브레이크를 적절히 못 잡으면 모든 운송수단은 사고가 납니다. 그래서 제한속도를 지켜서 과속을 방지하는 것은 교통사고 예방의 핵심입니다. 한편, 두 바퀴 운송수단은 거기에 덧붙여서 옆으로 넘어지는 위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킥보드는 두 바퀴임에도 불구하고, 옆으로 넘어질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속도를 잘 지키고 정지만 잘하면 안전합니다.
최근 몇 년간 공유자전거, 공유전기자전거, 공유킥보드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AI의 발전과 자율주행기능의 발전은 향후에 공용전기자동차 시대도 예고하고 있습니다.
1인승 혹은 2인승의 소형전기자동차를 공유함으로써 내연자동차의 숫자를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거기에 발맞추어 도시행정계획의 패러다임도 변화가 요구됩니다. 물론 이것은 속초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혹은 전 세계적인 변화에 해당합니다.
버스전용차선 도입으로 대중교통의 발전이 이루어진 것처럼, 향후에는 아예 인도쪽 차선 하나를 비내연기관 전용 도로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의 자전거 전용도로에 만족할 게 아니라, 인도를 잠식했던 자전거도로는 다시 걸어 다니는 분들에게 내어 드리고,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서 통 크게 자동차 차선 넓이의 도로 하나가 비내연 운송수단을 위해 제공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 길로 제한속도 20km 이하의 전동휠체어, (전기)자전거, 전기바이크, 킥보드 등이 마음껏 다니게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내연자동차의 진입로 문제나 일시주정차 등은 버스전용차로 시스템에 준하되, 내연운송수단에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겠습니다.
“공유킥보드 정차공간 마련 필요”
자동차를 아무데나 세우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데 반해, 자전거를 아무데나 세웠다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는 얘기는 별로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인도에 세워둔 자전거가 통행에 큰 불편을 초래하지는 않습니다. 자동차보다 사이즈가 작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킥보드는 자전거보다도 작습니다. 보기에는 눈살을 찌푸릴 수는 있겠지만, 사실 통행에 진짜로 지장을 초래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여러 대를 세워놓아도 그렇습니다. 따라서 공유킥보드의 불법주정차 견인을 하는 정책을 세울 게 아니라, 오히려 공유킥보드나 공유자전거 혹은 공유소형자동차까지도 정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장기계획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버스정류장 혹은 택시승강장에 준해서 계획을 수립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공유킥보드는 개인이 상업적으로 하는 건데 이렇게 도와줄 필요가 있을까요? 있습니다. 전기자동차도 국가에서 하는 게 아니라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에 국민의 세금으로 보조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보조할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공유킥보드가 홍수처럼 너무 많아지면 어떻게 할까요? 괜찮습니다. 베트남은 오토바이천국이고, 유럽은 자전거천국입니다. 공유킥보드 천국이 돼도 자동차천국보다는 낫습니다.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나 킥보드 등이 주요운송수단이 될 날이 오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우리 시에서도 그러한 흐름을 받아들이고, 탄소중립을 위해 공유킥보드에 대해서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최창균
속초시 중앙로 29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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