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 실향민들의 70여년 망향의 한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실향의 그리움을 달래주기 위해 마련한 ‘속초 2021실향민 문화축제’가 지난 6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청호동 아바이마을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팬더믹 상황 속에서 개최되는 축제라 적지 않은 걱정과 우려가 있었고, 대면과 비대면을 혼합한 하이브리드라는 새로운 형식의 축제라 걱정도 많았다. 축제장도 화려함과 정교함보다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만들어져 다소 미흡하고 부족한 면이 많았고, 프로그램과 먹거리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준비는 성심성의껏 세심하게 진행되었고, 축제장 곳곳에는 실향 당시의 상황들과 엄선된 먹거리들이 현실감과 생동감 있게 재조명됨으로써 실향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커다란 울림과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설악산 입구 소공원 한 귀퉁이에 있어 존재마저 잊혀졌던 실향민 망향탑도 아바이마을에 새롭게 조성된 망향공원으로 이전하여 축제 개막일에 맞춰 제막식을 거행함으로써 청호동 아바이마을이 명실공히 실향민들의 마음의 고향으로, 속초시는 평화통일의 상징적 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 자리에는 이북5도위원회 다섯 분의 지사님과 이북도민회 중앙연합회 일곱 분의 회장님을 비롯한 많은 회원분들이 참석하면서 실향민문화축제의 필요성과 망향탑 이전 설치의 의미를 배가시켜 주었다.
속초 2021실향민문화축제는 실향민들에게 그때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애환에 빠져들게 하였고, 관람객들에게는 실향민들의 고단한 삶과 망향의 한을 느끼게 하여 세대 간 간극을 좁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부분의 축제들이 운동장 등 닫힌 공간에 무대와 부스를 설치하고 개최되었지만, 이번 실향민문화축제는 실향 당시의 장소에 개방감 있게 설치함으로써 시민과 관광객들이 갇혀서 관람한다는 갑갑함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함께, 같이 한다는 연대감을 만들어 주는 성과도 거두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개최된 실향민 문화축제, 대면과 비대면이 접목된 하이브리드형으로 개최된 실향민 문화축제, 1만여명의 현장 관람과 유튜브, SNS 등 온라인 관람 9만여명이라는 성공적 참여도를 이끌어 낸 실향민 문화축제는 코로나19 시대 축제에 대한 새로운 방향과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속초 2022실향민문화축제’를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것이다. 내년에는 밤잠을 설치며 준비했지만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펼치지 못했던 애환과 그리움을 불러일으킬 재미있고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을 더 풍성하게 마련하여 이곳 아바이마을에서 전국의 실향민들을 모시고 성대하게 개최할 예정이다.
지면을 빌어 속초 2021실향민문화축제의 상징성과 대표성을 부각시키고 성공적 개최를 적극 지원해 주신 이북5도위원회 지사님, 이북도민회 연합회 회장님과 회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축제준비와 성공적 개최를 이끌어 준 속초시 이북5도연합회, 속초문화재단, 자율방범대, 모범운전자회, 자원봉사센터 관계자와 공무원 등 모든 분들께도 고마움을 전한다.
무엇보다도 함상위령제를 위해 대형 함정과 인력을 지원해 준 속초해양경찰서 관계자와 축제기간 동안 몰려드는 관광객과 차량들로 인한 많은 불편을 묵묵히 감내해 주시고 성원을 보내주신 아바이마을 상가 업주분들과 주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축제는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관광객을 불러 모으며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으뜸 상품 중 하나이다. 축제는 장사판도 관이 민에게 베푸는 잔치판도 아니다.
축제는 일상에서 만나지 못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임을 깨우치게 하고, 자신의 삶을 반추하면서 좀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는 동력을 얻게 하는 거대한 치유의 공간이자 사회화의 공간이라고 한다.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위안을 안기며, 힐링과 연대의 공간을 제공하면서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 시민이 행복해 하는 축제, 속초의 축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김철수
속초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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