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한쪽으로 치우친 삶을 다양하고 조화로운 균형된 삶으로 바꿔보자. 우리의 질주하는 욕망, 엄청난 양의 물질 중심의 욕망의 방향을 정신적 가치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욕망의 대체재가 필요하다. 가령, 고기만 좋아하는 잘못된 식습관이 과다한 단백질과 지방 축적으로 통풍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이를 해결하는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이 필요하듯이, 넘쳐흐르는 욕망에서 조금씩 덜 채워 가는 삶으로, 빨리 가는 욕망에서 조금은 천천히 가는 삶으로, 물질보다는 인간의 내적 가치를 충만하게 해주는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삶으로, 인간과 자연, 남자와 여자, 노인과 청년, 좌파와 우파, 자유와 평등, 성장과 분배, 효율성과 형평성, 산업화와 민주화, 보수와 진보, 과학기술과 자연·환경처럼 너희 편, 우리 편의 이분법으로 구분하여 경계를 지어 편 가르기 하는 삶이 아닌, 즉 나와 내 편 중심 욕망에서 너와 상대편까지 포괄하는 ‘우리 모두’를 아우르는 자연 친화적이고 범 인류애적 욕망으로의 전환이 필요할 때이다. 균형과 조화, 배려와 이해, 대화와 타협 등 다양성을 추구하는 균형된 삶의 기술이 필요하다.
“균형과 중도의 삶과 정책 추구해야”
교통사고로 사람들이 사망한다고 자동차를 포기할 수 없고, 환경을 오염시킨다고 발전시설을 폐기할 수는 없다. 안전하고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전기 및 수소 자동차, 풍력 및 태양열 발전시설로 대체하듯이, 욕망이 탐욕의 욕구로 발전하지 못하도록 감정을 제어하여야 한다. 꼭 필요한 필수적인 욕망만을 추구하여 넘쳐흐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람은 자신이 생존하기 위한 욕구가 발생하면 윤리와 도덕을 배운 사람들은 의(義)와 이(利) 사이에서 갈등을 하게 된다.
공자는 《논어》 〈선진편)에서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했듯이 이럴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중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같은 책 <옹야편>에도 “현명하구나 안회여! 한 그루의 대나무 밥과 한 표주박의 마실 것으로 누추한 골목에 살면서 다른 사람들은 그 근심을 견디지 못하는데 안회는 그 즐거움을 바꾸려 하지 않으니, 어질구나, 안회여!"라고 하듯이 군자의 즐거움은 천명을 실천하는 데 있고, 소인의 즐거움은 욕망을 충족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소인은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의식주의 문제에 매달리지만, 군자의 즐거움은 이런 형이하학적인 문제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통사람이 실천하기에는 쉽지 않지만, 경제적으로 어렵고 누추한 곳에 살아도 불평하지 않고 즐거워했다는 것은 가시적인 욕망보다 더 높은 가치를 추구했음을 말해 준다.
헬렌 니어링·스코트 니어링은 《조화로운 삶》에서 “돈을 번다거나 부자가 된다는 생각은 사람들에게 매우 잘못된 경제관을 심어 주었다. 경제생활의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돈은 벌어 기본적인 생활 문제가 해결되면 축적하는 데 욕망을 펼치기보다 사회활동, 독서, 작곡 같은 취미생활 등 균형 잡힌 또 다른 생활을 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중독된 욕망, 균형 잡히지 않는 욕망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근심, 불안, 초조, 불만족, 각종 비리, 부정부패, 살인, 절도, 강도 등 각종 범죄, 다툼, 전쟁, 테러, 살육, 인종 차별, 출산율 저하, 지구 온난화, 자연 파괴 같은 갈등과 고통 등 오늘날 대부분이 겪고 있는 문제를 가져온다. 개인의 이익추구나 국가의 정책 수립도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친 욕망 추구에서 벗어나 균형과 중도의 삶과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
“만족할 줄 모르면 가지고 있던 것도 잃어”
넷째, 절제하면서 지족(知足)을 실천하는 삶을 살자. 일상 속에서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것이 바로 ‘소유의 고통’이다. 가진 자는 자신의 소유물을 지키기 위해 밤낮으로 마음을 쓰고 고생한다. 법정 스님은 《무소유》에서 “우리들의 소유 관념이 때로는 우리들의 눈을 멀게 한다. 그래서 자기의 분수까지도 돌볼 새 없이 들뜨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한번은 빈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내 육신마저 버리고 홀홀히 떠나갈 것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라고 했다. 행복하기 위한 인간의 소유욕이 오히려 비극을 가져오고 인간성을 상실하게 한다. 이러한 욕심에서 해방될 때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욕망은 바다의 성난 거친 파도와 같아 조절하지 않으면 배를 뒤집고 모든 것을 집어 삼킨다. 잠잠하고 고요한 바다에서 배가 평화롭게 항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령, 남녀 두 사람 간의 정서적 교감은 사라져 버리고 광적인 집착으로 내 것이 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사랑이라 착각한다.
노자는 《도덕경》 <제46장>에서 “만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화근은 없고, 얻으려고만 하는 욕심보다 더 큰 허물은 없다. 그러므로 있는 그대로를 만족할 줄 알면 언제나 부족함이란 없다”라고 했다. 이는 자중하고 스스로 반성, 경계, 격려하면서 옳고 그름을 가르는 분별력과 유혹을 이기는 자아 통제력으로 분수를 알고 만족함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분지족의 덕은 관념적인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실존적인 마음가짐이다. ‘비움’의 만족이다. 노자는 같은 책 <제44장>에서 “지위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반드시 생명을 단축시키며, 재산을 지나치게 모으면 반드시 모두 잃고 만다. 그러므로 족함을 알면 욕을 보지 않고 그칠 줄을 알면 위태로움이 없다.”라고 했다. 사마천은 《사기》 <범저 채택열전>에서 “욕심을 부리되 멈출 줄 모르면 바라던 것을 잃게 되고, 가지고 있으되 만족할 줄 모르면 가지고 있던 것도 잃게 된다”라고 했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예로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만족할 줄 모르고 멈출 줄 몰라 탐욕과 죄악의 늪에 떨어졌다.
<계속>
이종식
국제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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