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통일의 꿈을 품은 도시 속초’를 주제로 지난 23~27일 청호동 아바이마을 해변 일대에서 열린 ‘2021 실향민문화축제’ 가 폐막 영상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축제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대면) 프로그램이 축소돼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올해 처음 국내 대표 실향민 마을인 청호동 아바이마을에서 열려 축제 개최 취지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속초시는 실향민들의 애환과 정서를 고려해 앞으로 청호동 아바이마을에서 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북5도 도지사·도민회장들도 함께=‘2021 실향민문화축제’는 지난 23일 오전 망향탑 제막식과 개막식으로 막이 올랐다.
이날 개막식은 김철수 시장과 신선익 시의장, 오영찬 이북5도위원장 겸 평북도지사 등 도지사들과 허덕길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장 겸 평북도민회장 등 도민회장들, 김만영 영북지구 이북도민연합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철수 시장은 개막식에서 “이북 실향민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속초 아바이마을에서 실향민의 애환과 삶을 토대로 축제를 개최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실향민의 본고장 아바이마을에서 울려 퍼지는 평화통일의 함성이 우리 모두가 꿈꾸는 화합의 목소리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오영찬 이북5도위원장은 “실향민 집단 정착지인 청호동 아바이마을은 남북분단과 통일 염원의 상징적 공간이자 실향민들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문화적 공간”이라며 “이번 축제를 통해 실향의 아픔을 위로하고 평화통일과 민족번영의 혼을 마음껏 펼쳐보길 바란다”고 했다.
신선익 시의장은 “이번 실향민문화축제를 통해 실향민 가족의 애환이 조금이라도 위로되고 함께 공감하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며 “더불어 실향민 역사가 속초 발전의 새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로 승화되는 성공적인 축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시는 이번 축제를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대면(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비대면(온라인) 프로그램을 강화한 하이브리드 축제로 진행했다.
축제는 공식행사인 개막식과 합동망향제, 함상위령제를 비롯해 공연, 전시, 학술대회, 영화상영 등 남북교류와 평화통일을 준비하고 실향민문화를 재조명하는 내용으로 다채롭게 진행됐다.
■아바이마을서 개최…축제 상징성 살려=시가 올해 축제 장소를 청호동 아바이마을로 변경 개최해 행사장을 찾은 실향민들은 물론 지역주민들로부터 실향민문화축제의 상징성을 잘 살렸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실향민들의 애환과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국내 대표 실향민 마을인 청호동 아바이마을에서 축제가 개최된 것에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지난 2015년 시작된 실향민문화축제는 그 전까지 청호동 속초수협 옆 부지에서 개최해 왔다. 이곳은 어촌시설 위주의 항만부지인데다 실향민들의 애환과 정서를 공감할 수 있는 아바이마을과는 거리상 떨어져 있어 매년 축제 때마다 상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었다. 이에 시는 실향민의 애환과 역사를 직접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올해 처음 실향민문화축제를 청호동 아바이마을에서 개최하게 됐다.
■실향민 속초 정착 모습 생생하게 재현=지난 23일 오전 축제 첫날 찾은 청호동 아바이마을 백사장은 마치 6·25전쟁 직후의 아바이마을을 연상케 했다. 시와 속초시문화재단이 실향민문화를 관람객들이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실향민의 속초 정착 모습과 가옥들을 실제와 가깝게 재현한 테마거리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먼저 60년대까지 속초지역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었던 나무판자를 이용한 ‘판자집’ 3동이 눈에 들어왔다. 소주·막걸리·국밥 등을 판매하는 일명 ‘대포집’과 잡화·문구 등 추억의 먹거리와 간식 등을 판매하던 50·60년대 점포를 재연한 옛날 가게가 눈길을 끌었다.
전쟁이 끝나면 곧바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나무합판을 이용해 간이구조로 지은 옛날 가옥(연결형 집)도 발길을 잡았다. 바로 옆에는 당시 어민들이 고기를 잡기 위해 이용하던 땟마(전마선)와 명태를 내걸던 명태덕장이 전시돼 있었다.
이와 함께 전쟁이 끝나면 바로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동과 철거를 쉽게 하기 위해 군용 폐기물과 비닐 등으로 지어진 임시 생활공간인 ‘원추형 가옥’ 및 ‘박스집’과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월 흥남 철수 당시 실향민들을 태우고 왔던 LST(전차상륙함)를 재연한 선박 모습들도 눈길을 끌었다.
한 관람객은 “막상 축제장에 와서 전시물들을 보니 옛날의 추억과 실향민들의 애환이 절로 생각나 마음이 아프다”며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했다.
김철수 시장은 “앞으로 실향민문화축제를 실향민들의 애환과 아픔을 잘 상징할 수 있는 아바이마을에서 개최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비대면 축제로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내년에는 더욱 내실 있고 알찬 축제를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지난 23일 오전 청호동 아바이마을에서 실향민문화축제 개막식이 열렸다.
실향민문화축제가 열린 청호동 아바이마을을 찾은 관람객들이 나무판자로 지어진 ‘판자집’을 바라보며 신기해 하고 있다.
지난 23일 실향민문화축제에서 망향제가 봉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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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 망향탑’ 아바이마을로 이전 제막
실향 아픔·통일 염원 담아
주변 일대 망향공원 조성
실향민들의 애환과 통일 염원을 담은 실향민 망향탑이 14년 만에 실향민들의 상징적 장소인 청호동 아바이마을로 옮겨져 지난 23일 오전 제막식을 가졌다.
망향탑은 지난 2007년 7월 함경남도 속초지구 청년회가 해맞이공원 통일의 벽 앞에 세웠으며, 이번에 아바이마을에서 처음 열린 ‘2021 실향민문화축제’를 계기로 이곳으로 이전하게 됐다. 시는 앞으로 망향탑이 이전한 일대를 망향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망향탑에는 분단의 벽을 넘어 통일을 바라는 염원과 이산가족의 아픔이 잘 담겨져 있다.
김만영 영북지구 이북5도민연합회장은 이날 “지난 2019년 김철수 시장님의 제안으로 속초지구 함경남도도민회와 영북지구도민연합회 등이 2년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실형민의 역사와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아바이마을로 이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명진 기자
지난 23일 개막식을 가진 실향민 망향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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