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 전 미공군의 독도 폭격으로 무고한 어민들이 희생된 사건의 진상을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 합니다.”
김상복 속초연탄은행 대표가 지난 7~9일 울릉도와 독도에서 열린 ‘6·8 독도 미공군 폭격사건 어민 위령행사’에 유족 대표로 참여해 ‘미군 독도 폭격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울릉도 시민단체 ‘푸른울릉독도가꾸기회’와 울릉군이 주최한 이번 위령행사는 6·8 독도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희생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학계 연구자와 종교계, 유족, 독도학회 및 대구지방변호사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속초에서는 김 대표와 박종칠 서예가, 진복해 연탄나눔회 회원 등 10명이 참가했다.
희생자 위령제가 8일 독도에서 열렸고, 전날 울릉도에서 ‘독도 6·8사건 추모 사업의 과제와 방향’이란 주제의 토론회가 개최됐다. 김 대표는 유족 대표로 위령제에서 아헌관을 맡아 제의를 지냈다. 박종칠 서예가는 종이에 태극무늬를 그리고 ‘독도는 대한민국 땅 모두가 사랑하자’는 글을 써 위령제 참석자들에게 나눠줬다.
미 군정기이던 1948년 6월 8일 낮 12시쯤 일본 주둔 미공군 B29 폭격기들이 독도 일대를 훈련장 삼아 폭격, 미역 채취와 고기잡이를 하던 수많은 어민들이 숨지거나 다쳤다. 김상복 대표의 부친도 당시 미역을 채취하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희생됐다. 김 대표가 4살 때였다. 이후 김 대표의 가족은 속초로 이주했다.
‘미군 독도 폭격사건’이 발생한 지 73년이 지났지만, 사건의 실체는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있다. 김 대표에게 미공군 독도 폭격 사건에 대해 알려준 독도 전문가 홍성근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이번 위령행사를 상세히 보도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민들의 희생은 물론 일본의 치밀한 독도침탈·영유권 주장과도 밀접된 사건이라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사망자는 14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이상으로도 추산되며 부상자, 침몰 어선 등의 피해도 명확하지 않다.
독도에는 민간인이 접근하기 힘든 곳에 폭격사건 희생자들을 기리는 ‘獨島遭難漁民慰靈碑’(독도조난어민위령비)가 세워져 있다.
미군 독도 폭격사건 유족 중 홀로 진상규명 활동에 나서고 있는 김상복 대표는 “위령비에 ‘조난어민’이라고 되어 있는데, 미공군의 폭격으로 희생됐다는 내용으로 바로잡아서 울릉도 독도박물관으로 이전해야 한다”며 독도 폭격사건에 대한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을 바랐다. 또 강원도에서도 ‘독도는 대한민국의 땅’이라는 사실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강조했다. 장재환 기자
지난 7일 독도에서 열린 ‘6·8 독도 미공군 폭격사건 어민 위령제’. 김상복 속초연탄은행 대표가 아헌관을 맡았다.
박종칠 서예가가 ‘독도는 대한민국 땅 모두가 사랑하자’는 글을 쓰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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