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없는 도시, 문화가 없는 삶, 문화가 없는 미래,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문화’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가장 흔하게 들으면서 입에 담고 살아가고 있지만, 막상 문화를 설명하려고 하면 왠지 모르게 서먹서먹하고 난감해지기가 일쑤이다.
그동안 문화는 특정 단체나 사람들이 소유하는 전유물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 우리 모두의 공동 소유물인지는 몰랐기 때문이다.
우리가 문화를 어떤 식으로 이해하든 또는 그것을 어떤 식으로 정의하든 간에, 인간은 문화라는 메커니즘을 통해서 자연과 사회적인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문화와 인간 사이에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인간은 문화 없이는 살 수 없고, 인간 없는 문화는 존재할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공동체를 이루는 인간의 삶에는 문화가 있다. 문화는 인간과 동물은 물론, 인간 집단 사이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고유한 기표의 영역이기도 하다.
바꾸어 말하면 문화는 우리들의 과거이자 현재이고 미래이자 삶 자체이다. 이러한 문화를 어떻게 자원화하고 어떻게 우리의 삶속에 올곧이 녹아들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속초시 전체에 사람중심의 문화를 뿌리내리게 할 수 있을까?
속초시는 지금 문화 앓음에 빠져있다.
‘속초다운 삶의 조화, 공존문화도시 속초’를 비전으로 문화관광체육부가 주관하고 있는 법정문화도시 지정에 도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에서는 “문화를 통한 혁신으로 공존을 꿈꾸는 도시”를 지향하면서, “시민의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하루로, 시민의 즐거움을 여행자와 공유, 문화혁신을 통해 속초다운 도시의 정체성 발현, 문화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도시 전체의 협력” 등 4가지를 목표로 “살고 싶은 도시 속초, 찾고 싶은 도시 속초, 속초다운 도시 속초, 협력의 도시 속초” 등 4대 추진목표와 12개 추진과제 및 4개 기반과제를 설정하였다.
속초시는 2019년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의 선정을 시작으로 2020년 (재)속초문화재단 출범, 같은 해 ‘속초시 지역문화진흥 및 문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 제정을 통해 문화도시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고, 3월에는 문화거점공간 조성을 위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연구용역 공모사업에도 선정되며 문화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오고 있다.
또한 4월말 행정협의체를 구성하여 관련부서의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행정역량을 결집해 나가고 있다.
특히, 속초시는 지난해 10월 지역 여건에 맞는 문화도시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 7개월간 시민 라운드테이블과 시민포럼 등을 통해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다양한 시민의 의견을 담아내려 노력하였고, 지난 4월 중간보고회를 개최하여 지역 전문가들의 폭넓은 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속초시만의 문화도시 종합계획 수립을 체계적으로 준비하여 왔다.
속초시는 문화도시 조성 종합계획에 대해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친 후 6월 17일 문화도시 지정 공모를 신청하였다.
법정 문화도시는 지역문화진흥법을 근거로 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바탕으로 향후 5년간 꾸려나갈 문화도시 조성계획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하면 평가와 심의를 거쳐 지정받게 된다.
문화도시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총 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1년차에는 지자체의 특성과 계획을 담은 문화도시 조성계획 승인과 예비도시 지정절차가 진행된다. 예비도시로 지정되는 2년차에는 계획 중 일부를 실행함으로써 또 한 번의 평가를 받게 된다.
법에 근거한 법정 문화도시라는 도시브랜드, 최대 200억원의 사업비 지원, 거버넌스와 시민협력을 중요시 하는 체계적인 과정 설계 등으로 해마다 많은 지자체들이 이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모아 나무를 모으거나 일을 시키지 말고, 끝없는 바다의 넓음을 갈망하도록 가르쳐라”라는 격언이 떠오른다.
속초시는 시민이면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문화적인 활동을 자유롭게 해볼 수 있는 넓은 바다 같은 환경과 여건을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한다.
만약, 법정문화도시 지정에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속초시는 그동안 준비해왔던 토대를 바탕으로 문화도시로의 전략은 빈틈없이 추진될 것이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문화, 인간의 삶이 중심이 되는 문화, 미래의 희망을 쌓는 문화, 다양성과 포용성을 품은 문화를 차근차근 준비해 속초의 시간을 문화의 시간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시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뜨거운 성원을 부탁드린다.
김철수
속초시장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