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지역의 오징어 조업이 지난 1일부터 본격화되면서 동명항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5시 동명항.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이지만 위판이 진행될 동명항 물양장에는 연근해에서 밤샘 조업을 마친 오징어채낚기어선 2척이 위판을 대기하며 정박해 있었다.
난전상가가 위치한 동명항 위판장도 위판이 끝난 오징어를 싣고 갈 활어수송차량과 인근 난전상가의 손수레 등이 위판시간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었다.
위판시간을 기다리고 있던 길영호 선원은 “1박 2일 밤샘 조업에서 150급(급당 20마리)을 잡았다. 많이 잡은 배는 300급까지 잡았다”며 “아직 조업 초기지만 어황은 예년과 비교해서 괜찮은 편이다”고 말했다.
바로 옆에서 위판을 대기하던 거성호의 한 선원도 “우리 배는 오늘 어황이 좋지 않은 것 같다. 아직 조업 초기라서 그런지 고기가 많이 잡힐 때도 있고, 전혀 안 잡힐 때도 있다.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위판시간이 다가오면서 난전상인들 또한 하루 장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오전 5시30분, 위판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울리자 위판장은 이내 긴장감이 돌았다. 상인들은 신경전을 펼치며 작성한 가격표를 수협 직원에게 건네고 위판 가격이 얼마에 형성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먼저 위판이 진행된 거성호는 위판 가격이 급당 4만원~4만8,000원대에 형성됐다. 길영호는 4만원~4만5,100원에 판매됐다. 이날 위판과정을 지켜보던 방원욱 속초시의회 부의장은 “위판 현장에 오면 삶의 온기를 느낄 수 있어 오징어 조업이 시작된 이후 매일 마침마다 이곳을 찾고 있다”며 “올해 고기가 많이 잡혀 어민들의 가계에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위판이 막 끝난 오징어를 손수레에 실어 인근 난전상가로 옮기던 한 상인은 “오늘이 석가탄신일 공휴일이어서 가격이 어제보다 높게 나온 것 같다”며 “많은 사람이 찾아와 난전상가가 북적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난전상가에서 오징어 5마리가 2만원에 판매되는 등 아직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금(金) 오징어’ 대우를 받고 있다. 속초지역에서는 지난 1일부터 29톤 규모의 채낚기어선 7척이 속초 근해에서 7시간 떨어진 해상으로 나가 조업을 하고 있으며, 지난 18일부터는 10톤 미만 소형 채낚기어선들이 속초 근해에서 조업 중이다.
이와 관련 속초수협 관계자는 “작년에는 조업 초기 어황이 부진했는데 올해는 어민들이 괜찮다고 한다”며 “18일부터 10톤 미만 소형 채낚기어선들이 속초 근해에서 조업을 시작한 만큼, 오징어 조업이 점차 활기를 더 띨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지난 19일 오전 동명항에서 오징어 위판 작업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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