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2020년 1월 20일)한 지가 1년 4개월이 됐지만 여전히 코로나19는 국내는 물론 인류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최대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500명~700명대를 넘나드는 등 방역 당국의 노력에도 좀처럼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강원도 내 사정도 전국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17일, 도내에서는 춘천 15명, 강릉 4명, 태백 3명, 철원 3명 등 모두 2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16일에는 원주 7명, 강릉 4명, 홍천 1명, 철원 22명, 인제 1명 등 무려 35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도민들을 긴장시켰다.
하지만 속초시는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도내 다른 지역과는 달리 확진자가 많지 않은 편이어서 주민들이 다소 안도하고 있다.
속초에서는 지난 18일 양양 확진자(44번)의 동거가족 2명과 양양군 모 기관에 근무하는 공익근무요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이달 들어 모두 10명(18일 기준)이 확진됐다.
유흥업소 발로 16·17일 이틀 새 19명이 확진된 원주시와 이달 들어 내·외국인의 코로나19 감염사태가 18일째 이어지면서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선 강릉시에 비해서는 확진자가 적은 편이다.
속초시는 지난 3월 12~18일 일주일 사이 무려 58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주민들이 극도로 불안해했었다. 그러나 시가 ‘전 시민 무료 전수검사’를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전수검사에 참여하면서 당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속초시 ‘시민 전수검사’ 결정
속초시가 ‘전 시민 무료 전수검사’라는 승부수를 던진 지난 3월 중순은 코로나 난국에서 가장 긴박한 순간이었다.
112번 확진자를 매개로 한 집단감염이 지역사회 전체로 급속도로 번지면서 12~18일 일주일 사이 확진자가 무려 58명이나 발생했다. 특히 17일과 18일 이틀 사이에만 확진자가 무려 40명 넘게 쏟아져 나오면서 지역사회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 집단감염이 가족, 지인 등을 통해 다중이용시설로 확산된 데다 어린이집 등에서도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면서 지역사회는 한마디로 거의 패닉 상태였다.
김철수 시장은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얼마 전까지는 코로나19가 대부분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발생해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했다. 하지만 무증상자인 112번 확진자 발생 이후 그의 가족과 지인 등을 통해 지역사회로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시는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는 코로나19의 차단을 위해 18~24일 석봉도자기 앞 공영주차장에 임시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전 시민 무료 전수검사’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 결과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5,000~7,000명의 시민이 전수검사를 받을 것이라는 시 집행부의 예상을 깨고 속초시 전체 인구의 30%가 넘는 2만4,800여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이다. 시민 3명 중 1명은 이 기간 검사장을 찾은 셈이었다.
시는 임시선별진료소 운영 기간 34명의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내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전수검사 이후 한동안은 코로나 환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시의 이 같은 노력 등으로 속초지역은 꾸준히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도내 다른 지역과는 달리 지금까지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임시선별진료소 운영, 군사작전 방불
속초지역이 코로나 난국에서 그나마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지난 3월 임시선별진료소 운영의 일등공신인 속초시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시의 임시선별진료소 운영은 마치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시는 지휘부가 ‘시민 전수검사’를 최종 결정한 17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석봉도자기미술관 앞 공영주차장에서 밤을 새워가며 임시선별진료소 설치작업을 마무리했다.
또 자치행정과는 임시선별진료소 운영 기간 투입될 근무자의 인력배치 계획과 시민 혼잡 방지를 위한 동선 계획을 마련했고, 시설관리공단은 혹시 모를 강우에 대비해 몽골텐트를 설치하며 시민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교통과는 공영주차장에 주차된 차주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차량 이동을 요청했고, 속초시보건소는 전수검사를 위한 검체채취 물품·문진표 등을 준비하는 등 각 부서의 유기적인 협조체제 구축으로 성공적인 임시선별진료소 운영이 가능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지난 3월 18일 속초시 석봉도자기 앞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전수검사를 받고있다.
속초시 전수검사(3월 중순) 이후 확진자가 크게 줄어든 통계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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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철수 시장
“전수검사가 지역사회에 이익이라 과감히 결정”
-전 시민 무료 전수검사가 코로나 안정에 기여를 했다는 평가인데.
△객관적으로 보면 부시장·보건소장 등과 협의해 선제적으로 잘 대응했다고 생각한다. 다른 지역에 비해 확진자가 적은 데다 지역사회에서도 선제적으로 잘 대응했다고 평가해 주고 있다. 전수검사에 참여한 시민들도 자부심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전수검사를 결정할 당시 지역경제 침체로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고민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전수검사 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지역경제 침체는 물론 자영업자들이 겪을 영업난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 하지만 이런 걸 감수하고서라도 전수검사를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거의 하루가 걸렸다. 전수검사를 하는 것이 지역사회에 이익이라는 생각에 과감하게 결정했다.
-도움을 준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전수검사 결정을 내리고 임시선별진료소를 설치하기까지 11시간이 소요됐다. 밤을 새워가며 임시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또 일주일 동안 전수검사로 고생한 우리 직원들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느낀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행정력이 아니었으면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다. 또 전수검사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준 모든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 아직도 산발적으로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어 시정 책임자로서 감염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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