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코로나로 인한 엄중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시간은 제멋대로 흘러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이다. 백신이 도입되고 순차적으로 접종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일일 감염 확진자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래도 봄볕 따스한 오후, 한 뼘의 시간을 내어 사무실 옆 작은 텃밭에 심은 옥수수, 대파, 고추 등이 푸르게 자라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텃밭 주위에서도 이름 모를 풀꽃들이 피어나고 어디서 날아온 건지 알 수 없는 벌들이 꽃들 위에서 분주히 오가고 있다.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작은 풀꽃들은 알고 있을까? 내년 이 맘 때 즘에 또다시 꽃피우기 위해 그리고 자손의 번식을 위해 벌들이 이토록 애쓰고 있음을. 벌들과 꽃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를 둘러싼 작금의 상황들을 풀어나가야 할 리더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Yuki, Gordon & Taber의 리더 행동 정의에 따르면 리더는 크게 과업지향형 리더와 관계지향형 리더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과업지향형 리더의 특징을 살펴보면, 단기적 활동을 계획하고 업무목표와 역할 기대를 명확히 한다. 그리고 운영과 성과를 모니터링 한다. 리더로서의 기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일 수도 있겠으나 자칫하면 과업목표 달성에만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구성원 간 인간적인 관계 유지나 인정, 칭찬, 배려, 사기진작 등과 같은 부분은 사소한 일로 치부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반대로 관계지향형 리더의 특징은 구성원들에게 지지와 격려, 성취와 공헌에 대해 인지하고 인정해 준다. 의사결정 시 구성원을 포함시키고 컨설팅하며 구성원이 문제 해결의 이니셔티브를 갖도록 권한을 위임한다. 처해있는 상황과 여건에 따라 다 다르기에 어느 유형의 리더가 절대적으로 옳다 그르다 말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과업이 주어지면 불도저처럼 강한 추진력으로 과업을 완수해내는 리더가 추앙받았다면 현재는 구성원들의 특징과 장점을 부각시켜주고 각자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게 해주어 진심어린 협력을 이끌어내는 리더가 좀 더 각광받는 시대가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요즘 우리 지역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이슈는 무얼까? 아마도 영랑호 개발과 동서고속철도 역사 선정과 관련된 사안들일 것이다. 영랑호 개발과 관련해서 한편에서는 개발 집행과 의결의 절차상 하자에 대한 문제제기와 보전의 당위성을, 다른 한편에서는 신속한 개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내세우며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다. 또 다른 이슈인 동서고속철 역사 문제도 착공이 늦어지더라도 역사를 지하화해야 한다는 의견, 기존 안대로 신속하게 착공해야 한다는 의견, 대체 부지가 있는 고성으로 역사를 이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 등등이 서로 크게 부딪치고 있다. 거기에 동서고속철 유치와 관련된 공과 문제까지 부각되고 있기도 하다.
어떤 일이든지 간에 100% 찬성이나 반대는 없을 것이다. 객관적으로 아무리 옳다고 생각되는 일에도 반대하는 사람들은 늘 있기 마련이다. 또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이해할 수 없는 그른 일들을 수행하는 사람들에게도 그 나름대로의 명분과 이유는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리더의 진정한 자질은, 불편하고 화가 날 수도 있겠지만 적절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여 나와 생각이 다른 타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구하면서 공공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관계지향형 리더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벌들은 꼭 예쁘고 화려한 꽃에만 모이는 것이 아니다. 예쁘고 화려한 건 인간의 관점일 뿐 벌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벌들의 입장에서 오늘 당장 해야 할 과업은 꽃을 구별하는 게 아니라 좀 더 많은 꽃가루를 모아오는 것일 터이다. 그로인해 꽃들에게 생명과 미래를 선사하는 일일 것이다.
봄볕 따사로운 오후, 이름 모를 들풀의 작고 소박한 꽃에도 벌들이 분주히 날아든다.
전형배
데일리F&C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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