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전 9시20분, 속초해양산업단지(옛 대포농공단지)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일용직 근로자들의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동해젓갈콤플렉스센터 입구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
코로나19 진단검사 시작까지 아직 40분이 남았지만 임시선별진료소가 마련된 동해젓갈콤플렉스센터 광장은 검사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긴 줄이 만들어졌다.
9시가 조금 넘어 이곳에 와 진단검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지역의 한 여성 근로자는 “도내 다른 지역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의 집단 감염사례가 많아 불안한 마음에 일찍 임시선별진료소를 찾게 됐다”며 “우리 작업장에도 외국인 근로자가 있어 불안하지만, 이번 검사에서 한 명의 확진자 없어 조용히 잘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내에서는 지난 3일 평창에서 고랭지 배추 작업을 한 외국인 근로자 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다음 날인 4일 강릉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743명에 대한 전수검사에서 43명이 무더기로 양성판정을 받았다. 지난 13일까지 강릉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외국인 근로자는 모두 95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강원도는 지난 5일 외국인 근로자는 물론 이들과 함께 같은 장소에서 일하는 내국인 근로자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시는 이에 따라 지난 13일·14일 이틀간 속초해양산업단지에서 31개 업체 950여명의 내·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했으며, 11일과 14일에는 교동항과 청호동 (사)강원붉은대게통발선주협회 사무실 인근에서 외국인 선원들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홍게가공업체에서 일하고 있다는 50대의 한 남성(내국인) 근로자는 “외국인 근로자가 있는 사업장의 근로자는 모두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안내에 따라 검사를 받으러 왔다”며 “강릉에서 계속 외국인 근로자들의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어 불안하다. 별일 없이 잘 넘어갔으면 하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진단검사 시간이 다가오면서 줄은 더 길어져 족히 100m는 넘어 보였다.
이날 진단검사를 마친 근로자들은 보건소 직원과 현장 안내를 맡고 있는 시청 직원들에게 “우리가 일하는 일터까지 찾아와 진단검사를 해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한 내국인 여성 근로자는 “외국인 근로자들과 일하고 있어 불안했는데 오늘 진단검사를 받고 나니 홀가분하다”며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김정권 속초해양산업단지협의회 사무국장은 “지난 3월에는 외국인 근로자만 검사를 하다 보니 대상자가 300여명이었는데 이번에는 내·외국인 근로자 모두를 하다 보니 대상자가 950여명으로 크게 늘어났다”며 “단지 내 기업들이 감염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전수검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어 “속초시가 지난 3월 전 시민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실시해 당시 코로나19 확산세를 잠재울 수 있었다고 판단한 단지 내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전수검사에 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속초시보건소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전수검사가 자칫 인권 침해 우려 소지가 있어 같은 사업장에 있는 내국인 근로자까지 확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직업소개소 등을 통해 불법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대한 점수검사도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속초해양산업단지 입주 기업 내·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가 실시된 지난 13일 오전, 검사를 기다리는 근로자들로 긴 줄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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