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오봉1리 주민들이 송지호 일대에서 추진되는 가로수길 조성사업과 경관자원사업 등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도 군의 송지호 경관자원사업이 환경에 반한다는 의견을 냈다.
현재 고성군은 송지호 일대에서 △송지호 둘레길 가로수길 조성사업 △송지호 명소화를 위한 경관자원사업 △송지호 생태하천 복원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군은 색다른 가로경관을 조성하기 위해 송지호 둘레길에서 오봉리 왕곡마을 가는 길 1.5㎞에 메타세쿼이아 170본을 심기로 했다. 또 경관자원사업으로 총 6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송지호에 출렁다리와 카페 등을 개설하고, 생태하천 복원사업으로 송지호에 습지를 조성해 오염원의 유입을 저감하고 수질을 개선해 생물다양성을 증진하고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오봉1리 주민들은 이에 대해 군이 마을 특성에 맞지 않는 사업을 추진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주민들은 “메타세쿼이아를 심으면 주변 농작물의 일조량과 농기구 운용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메타세쿼이아가 외국 수종이라 북방식 가옥을 갖춘 전통 한옥마을인 오봉리의 마을 성격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카페와 출렁다리 등을 개설하는 송지호 경관자원사업에 대해서도 전통과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마을의 정체성에 어긋난다고 했다. 송지호 생태하천 복원사업에 대해서는 농사 배수에 지장을 초래한다며 반대했다.
김세준 오봉1리 이장은 “메타세쿼이아 식재, 카페와 출렁다리 개설보다 시급한 것은 송지호 수질 정화”라면서 “이를 위해 송지호의 인공수초섬을 재정비하고 하수처리시설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은 최근 고성군과 군의회에 송지호 경관자원사업에 대한 의견서를 보냈다. 환경운동연합은 의견서에서 송지호는 휴전선 이남에서 유일하게 호수 가까이에 건축물이 없는 천연의 자연 호수이고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각종 철새 등 많은 생명을 품은 자연의 보고라고 짚었다. 이어 △송지호 일대에 대한 사계절 생태조사 △병어천 하구 인공수초섬·조형물·데크 제거 △기존 탐조대의 정비(분산 설치) △주민 우선 행정 등을 제안했다. 또 송지호 경관자원사업은 개발사업으로 송지호 생태하천 복원사업과 그 성격이 상반된다며 송지호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유관 부서 간 협력 행정도 주문했다.
군은 지난 3일 오봉1리 마을회관 앞마당에서 함명준 고성군수, 군 관련 부서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송지호 일대에서 추진되는 사업들과 관련해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농번기임을 고려해 쟁점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보다 주민들의 불만을 함 군수가 듣는 형식으로 진행된 후 큰 대립 없이 간략하게 마무리됐다. 함 군수는 설명회를 마치면서 여러 사업에 대한 설명회가 한꺼번에 열린 것에 아쉬움을 표하며 “관련 부서별로 설명회를 다시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설명회 후 한 주민은 “농민들이 바쁜 시기에 군이 세 가지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한꺼번에 개최해 사업별로 충분한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졸속으로 이뤄져 매우 아쉽다”고 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고성군은 지난 3일 오봉1리에서 송지호 일대에서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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