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진읍 용하리 양계장 허가에 대한 반발(본지 4월 26일자 보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기존 용하리와 산북리 주민들에 이어 최근에는 인근 마을인 송강리와 송정리 주민들도 축사 건설 반대를 표명하며 4개 마을 주민들이 연합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거진읍과 간성읍 일대에 “결사반대, 청정 백두대간에 양계장 허가 웬 말인가?”, “주민동의 무시한 양계장 허가 고성군은 즉각 취소하라” 등의 현수막을 내걸어 고성군의 축사 허가를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6일에는 4개 마을 주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7번 국도로 트랙터 25대를 몰고 와 고성군청 앞에서 양계장 신축 반대 집회를 열었다.
거진읍 용하리 양계장은 1층 2동(계사와 퇴비사 각 1동)으로 지어질 예정이며 총 건축 면적은 4,797㎡이다. 작년 11월말 건축허가가 신청돼 지난 2월 10일 허가가 났다. 군의 양계장 허가가 마을 주민들에게 알려진 것은 지난 4월 초이다.
주민들은 양계장 건축이 허가된 곳은 산북리와 용하리의 친환경 쌀 재배단지가 형성된 곳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용하리 농민은 “논둑에 친환경 재배단지임을 보여주는 표지들이 있는데 이런 곳에 나와 본다면 어떻게 양계장 허가를 쉽게 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일부 농민들은 바쁜 농번기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에 불만을 표하거나 마을 발전을 저해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농사로 한창 바쁜 시기에 대책 회의를 하고 공사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느라고 일에 집중하기가 힘들다”면서 “플래카드를 내걸고 컨테이너 사무실을 마련하면서 돈이 드는 등 마을 주민들의 손해가 크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축사 허가가 났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우리 마을에 귀농을 준비하던 이들이 생각을 바꾸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현재 4개 마을 비대위는 농번기임에도 매일 저녁 회의를 개최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 주민은 “주민들이 모내기만 끝내면 더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지난 6일 고성군청 앞에서 열린 용하리 양계장 신축 반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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