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①갈길 잃은 설악권 해안국도의 현주소Ⅰ
②갈길 잃은 설악권 산악국도의 현주소Ⅱ
③고속도로 개통 후 해안·산악국도
활성화 잰걸음 뗀 강릉시의 비전
④국도 44·46호선 교차거점 인제군의
현주소와 활성화 대책
⑤양구 거쳐 춘천까지 이어지는 접경지
국도 46호선, 뒤안길 벗어나나
⑥홍천-양평 잇는 국도 44호선 수도권
힐링 길 되나
⑦설악권 해안·산악 연결 국도 활성화
전환점 찾자
국도 46호선은 최북단 고성군 진부령과 인제군을 지나 소양호를 안고 우리나라의 국토 정중앙인 양구군을 거쳐 춘천까지 이어진다. 이 노선을 주도로로 사용하고 있는 양구군은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인해 국도 통행량 급감 영향권에 놓인 인제군과는 달리 기존 통행량을 유지하면서 최근에는 오히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안전한 테마관광지로 부각되면서 국도 이용 차량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교통량 정보제공 시스템에 따르면 중심지인 양구읍에서 춘천까지 국도 46호선 1일 평균 통행량은 2016년 7,099대에서 2017년과 2018년 8,922대에 이어 2019년에는 8,608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부터는 이 노선을 찾는 차량들이 더 늘어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춘천으로 이어지는 국도 46호선은 경춘가도로 연결되면서 산악과 산림을 뒤로 하고 소양호를 배경으로 내륙국도로서 새로운 관광도로의 기능과 역할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접경지 도로에서 관광중심 도로로
양구군의 동맥인 국도 46호선은 인제군과 연접한 국토정중앙면 월리에서 시작해 소양호를 안고 양구터널과 양구읍 정중앙터미널을 거쳐 박수근로와 소양호로 등 빼어난 주변 경관을 끼고 이어진다. 양구주민들의 오랜 삶과 호흡하고 있는 이 노선은 지역에서는 춘천 가는 길로 불리며 접경지역인 양구군이 수도권으로 나아가는 길잡이 역할을 해오고 있다. 오래된 2차선 국도지만 수도권과 연결되는 유일한 대로로 통하는 이 노선은 양구주민들에게는 통행로이자 경제도로로서 중요한 거점이 되고 있다.
산악과 내륙이 혼재한 양구군은 접경지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그동안 지역발전 속도가 다소 느렸지만, 두타연을 비롯해 주변에 산재한 자연경관을 기반으로 힐링관광지로 발돋움하고 있고, 국도 46호선이 그 중심역할을 해내고 있다.
양구는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 제246호 대암산·대우산 천연보호구역을 포함해 선사유적박물관 등 빼어난 자연과 역사성을 바탕으로 곰취축제를 전국특산물 축제로 명성을 알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또 접경지라는 특성에 발맞춰 도솔산지구 전통승전행사를 안보관광으로 연계하면서 국도 46호선도 외지인들의 잦은 왕래로 활성화 궤도에 올랐다.
특히, 내륙과 산악의 기후조건 변화에 따라 곰취에 이어 사과와 수박, 멜론, 아스파라거스까지 다양한 특산물 재배로 자연과 함께 건강한 특화지역의 이미지를 높여 나가고 있다.
여기에 두타연, 펀치볼, 사명산, 광치계곡, 파서탕, 파라호, 후곡약수터, 생태식물원 등 양구 8경은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건강한 자연과 함께 하는 힐링관광지로 지역 관광 활성화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양구에서 캠핑하면 건강을 덤으로 얻어 간다’며 많은 관광객들이 코로나19를 피해 양구에서 힐링관광에 나서면서 국도 46호선 이용 차량도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양구군은 과거 금강산으로 가는 길목이었던 국도 31호선을 복원해 내륙과의 연계관광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경기도에서 최북단 고성군까지 이어지는 접경지 고속도로 개통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청춘 양구’라는 슬로건처럼 언제나 주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국도 46호선 양구 구간은 코로나19로 인해 역설적으로 다시금 청춘의 길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드라이브에 커피 한 잔의 행복”
국도 46호선은 양구에서 소양호를 끼고 춘천시와 화천군 일부를 경유한 후 다시 춘천으로 진입해 경춘가도로 이어지면서 빼어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배후령 터널을 기점으로 춘천 구간은 국도 5호선·56호선과 연결되고 춘천나들목에서는 중앙고속도로와 접속되는 분기점을 맞은 후 경춘로로 이어진다. 학곡리 사거리를 지나 팔미교차로부터 경춘가도가 시작되며, 강촌과 춘성대교를 거쳐 강경교까지 드라이브로 힐링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선사한다. 국도 46호선 춘천 구간은 고성군과 인제군, 양구군처럼 주요 동맥 역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갈수록 심화되는 도심화를 완화시키는 ‘완충 역할’을 해내며 옛길로서 새로운 탈바꿈을 준비하고 있다.
이 노선을 따라 경춘가도를 달리다 보면, 카페나 식당 등 개성 넘치는 곳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주말이면 서울 등 수도권에서 많은 인파가 몰린다.
특히, 국도 46호선은 춘천국제마라톤대회를 비롯해 자연경관을 활용한 관광도로로 가치를 인정받아 강촌을 중심으로 거쳐 가는 곳마다 유원지 관광테마가 들어서 수도권 관광산업화의 전초도로로도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국도 46호선 춘천 구간은 강원도가 중심이 돼 추진하는 레고랜드 등 다양한 관광사업과 함께 춘천시의 관광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통행량 증가는 물론 새로운 전략적 관광요충도로로서 점차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일 강촌을 찾은 관광객 이유미(36, 서울 관악구) 씨는 “서울에서 가까워 자연관광지인 춘천을 가끔씩 찾는데, 빠른 길보다는 국도를 이용해 드라이브를 하는 것 자체가 힐링”이라며 “사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국도변을 따라 달리다 카페에 들러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정말 행복 그 자체”라고 좋아했다.
경춘선 열차와 고속도로에 밀려 느린 뒤안길로 나앉았던 국도 46호선은 춘천 구간이 교차거점 역할을 강화하면서 수도권을 오가는 ‘허파 도로’로서 여유로운 삶과 쉼을 녹여내고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국도 46호선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춘천시의 관광다변화 정책에 발맞춰 수도권과 연계한 이 노선의 활용도를 다각화하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전화위복 주말특수 누려
국도 46호선 양구와 춘천 구간이 고속도로 개통에도 불구하고 지역특성에 따라 교통량이 줄지 않으면서 두 지역의 국도변 상권도 크게 침체하지 않은 채 코로나19 속에서도 현상 유지하고 있다.
양구읍을 통과하는 국도변 상가는 최근 들어 안전한 힐링관광을 위해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군부대 이전에 따른 군장병 감소를 걱정하는 모습이다.
양구읍의 한 식당 주인은 “국도 46호선은 우리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나 마찬가지”라며 “장병 수 감소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최근에는 국도 46호선을 이용해 양구를 찾는 관광객들이 양구읍을 거점으로 두타연을 비롯해 제3땅굴 등 자연과 안보관광을 즐긴 후 다양한 특산물을 구입하면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경춘가도 주변 상가도 주말이면 수도권 관광객들의 핫플레이스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를 끌면서 주말특수를 누리고 있다.
강촌에서 잡화점을 하는 한 상인은 “평일과 주말 매출이 차이가 크고, 코로나19 때문에 한적한 국도변 힐링코스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도 46호선 양구와 춘천 구간이 수도권과 밀접한 관광도로 역할을 해내면서 이를 활용한 강원 내륙권의 국도 거점 관광콘텐츠 개발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양구군의 힐링관광과 춘천시의 강변 드라이브 코스를 접목한 광역관광벨트를 만들어 각기 특성화한 요소를 가미한 국도변 관광테마를 개발한다면,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주현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국도 46호선 양구 구간은 힐링관광과 연계해 활성화 전환점을 맞고 있다. 양구시내 거점도로.
경춘가도로 불리는 국도 44호선 춘천 구간은 드라이브 힐링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강촌역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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