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강원 국제관광 엑스포’가 열렸던 속초청초호변 공원이 속초시 지도를 바꾸었다.
엑스포를 개최한 지 22년째다. 그 당시만 해도 청초호 주변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도와 속초시가 고민하고 속초시민은 물론 도민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엑스포장 부지 활용을 둘러싼 폭 넓고 깊이 있는 토론과 의견수렴의 과정이 필요하였다. 청초호반의 부지는 무려 12만4천여평에 이른다. 그 중 기반시설인 도로, 녹지공간 등 공공시설 용지가 7만여평이고 나머지 5만4천여평은 민간에게 분양하는 면적이었다.
50일간의 관광엑스포를 통해 강원도는 한국 관광 1번지로 자리매김했고, 속초시는 엑스포를 개최한 지역으로서 강원관광의 센터로 부상했다. 설악산과 청청바다 동해안을 낀 해양도시로서 강원 관광을 대표하는 명소가 된 것이다. 엑스포 상징탑과 주제관을 ‘99강원국제관광엑스포’의 영구적 기념물로 보존한다는 도와 속초시의 방침은 당연한 것이고, 엑스포부지를 모두 민간에게 분양할 것이 아니라 일부를 보전해 공공성을 띤 기념공간으로 만들자는 여론에도 충분한 근거와 당위성이 있었다. 엑스포 주제관과 상징탑은 그 자체의 상품성이나 기념물적 역할 기능이 이미 인정된 터라 보존 활용에 대한 더 이상의 논쟁이 필요하지 않았다. 문제는 엑스포장 부지의 민간 분양 면적을 축소해 공공성을 갖춘 엑스포 기념센터나 시민공원을 만들자는 의견이었다. 보존 방침이 확정된 주제관, 상징탑과 함께 ‘99강원국제관광엑스포’를 기념하는 공공기념 공간이 너무 부족함을 느낀다. 그 당시만 해도 속초시는 공원하나 없는 초라한 소도시로서 영랑호 유원지가 유일하였다. 작금에 와서는 엑스포기념 시민공원이 속초시민들의 휴식 공간 및 각종 시민행사와 지역 축제의 마당으로서 속초지역의 시민문화를 한 차원 높여주는 새로운 지역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99강원국제관광엑스포’가 강원 관광산업의 신기원을 이루는 전환점이 되었고 특히 개최지 속초지역을 국제적인 관광지로 변모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부터는 동해안 설악권을 명실상부한 세계수준의 국제관광지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 그 첫 번째 과제가 속초 설악권의 접근성을 높이는 교통망의 확충임을 재차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속초 설악권은 오지 문명 같은 특수한 관광자원을 지녀 세계인의 호기심을 끄는 그런 관광지가 아니다. 산과 해양문화가 어우러진 보편적 관광자원을 상품으로 하는 관광지이다. 편리한 접근성이 관광객을 유인하는 중요한 요인이며 관건인 것이다. 현재 수도권에서 속초 설악권에 접근하는 육상 교통수단은 서울양양고속도로와 44번 도로, 그 도로에서 분기되는 좁은 산간도로로 여름이면 차로 막히고 겨울이면 눈으로 막힌다.
숙박과 레저시설의 확충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과제가 강원도적인 문화체험의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다. 속초 설악권이 지니고 있는 사계절 자연관광자원을 강원도만의 독특한 문화요소를 반영한 체험관광 상품과 결합하기 위한 방안이 꾸준히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산, 학, 행정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동서고속철도와 동해북부선 철도가 첫 삽을 뜨게 되는 시점에 설악권 지자체는 미래의 관광수용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장세호
전 속초시 지방행정 동우회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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