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고성군 토성면 교암리에서 만난 손서경(39)·우경(37) 형제는 식당 개업을 앞두고 바쁘게 작업 중이었다. 본격적인 인테리어 공사 전에 기존 시설을 치우느라 힘들 텐데도 고된 모습 없이 환한 표정으로 기자를 맞았다.
손 씨 형제는 지난 1일 고성으로 이주해 새로운 삶을 마주하고 있다. 고성군의 창업지원을 받아 5월 중 식당을 개업할 예정이다. 형제는 지금까지 수도권에서 다른 분야의 일을 하다가 고성을 기회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부푼 꿈을 안고 내려왔다. 형 서경 씨는 채소 판매 일을 했고 동생 우경 씨는 레저스포츠 강사로 일했었다. 이런 이력은 언뜻 식당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각자의 장점도 갖췄고 두 사람 다 요식업에서 일한 경험도 있다. 서경 씨는 채소 판매를 했기에 식재료를 보는 눈이 남다르다. 훌륭한 음식이 좋은 재료에서 비롯되는 것을 생각하면 이들의 식당은 재료부터 특별할 것만 같다. 우경 씨는 취사병 출신이며 경쟁이 치열한 레저스포츠 분야에서 10년 넘게 일하면서 서비스 정신을 갈고닦아 왔다. 이들의 이력은 재료가 신선하고 서비스가 훌륭한 식당을 기대하게 한다.
이들은 오래 전부터 고성에서 식당을 열 계획을 세웠다. 식당 창업을 위해 틈틈이 요리를 배웠고 자신들만의 특별한 양념장도 완성해 주위 사람들의 검증도 받았으며 밑반찬 메뉴까지도 이미 정했다.
형제가 문을 열 음식점은 해물철판요리 전문점이다. 철판은 평평하고 넓은 철판이 아닌 솥뚜껑을 활용해 특색을 더하려고 한다. 식당에서 제공하는 음식은 고성에서 나는 재료를 활용하며 반찬도 외부에서 들여오는 것 없이 모두 직접 만들어 제공하게 된다. 요리는 ‘자극적이지 않으나 중독성 있는 맛’을 지향하려고 한다. 인테리어는 감성적인 노포 분위기가 아니라 세련되고 깔끔하게 단장할 생각이다.
형제가 동업하면 다툴 일도 있을 것 같지만 이들은 오랜 준비과정 동안 크게 다툰 적이 없다고 한다. 형 서경 씨는 동생과 함께 사업을 하게 된 사실이 즐거운 듯 보였다.
“혼자서 창업을 준비했으면 이미 포기하고 끝났을 것 같아요. 가게 자리를 알아보는 일만 해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거든요. 공인중개사 업소에 물어봐도 가게를 열 곳이 마땅치 않아 동생과 함께 아야진에서부터 가게를 직접 물색했죠. 동생과 의견이 다를 때가 없다고 할 순 없지만 동생과 함께 준비해서 든든하네요.”
이들은 개업 후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마음의 여유는 잃지 않으려고 한다. 당장 잘 되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영업할 생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반짝 명성을 얻는 가게가 되기보다 지역 주민들에게 먼저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생 우경 씨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개업을 앞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타지에서 온 이들을 환영해주시길 바라며 항상 지역주민과 화합하는 마음으로 가게를 운영해 나가고 싶습니다.” 이광호 기자
고성 교암리에서 식당 개업을 앞두고 있는 손서경(오른쪽)·우경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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