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 배움 교육을 위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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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 배움 교육을 위한 지원

등록날짜 [ 2016년06월27일 09시10분 ]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교육지원청 통·폐합 정책안은 많은 이들의 우려와 반발을 낳고 있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의 후속 조치로 학생수와 지역 인구수를 기준(2016년 4월 1일 기준 이후 3년 연속 인구 3만 명 미만 또는 학생 3천 명 미만)으로 작은 지역교육청을 없애 교육행정의 낭비를 줄인다는 취지와 명분은 교육의 본질과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교육현장을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의 입장이다. 우리 강원도의 경우 화천, 양구, 고성 교육지원청이 통·폐합 대상에 속한다.
농산어촌으로 특징지어지는 강원도에서 학교의 기능적 역할은 대도시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대도시의 경우 교육에 관한 다양한 정보 취득과 접근성은 상대적으로 풍요롭다. 학생·학부모들은 교육지원청과 같은 교육기관이 나서 굳이 주도하지 않아도 다양한 공공기관과 사설기관들이 마련하는 교육 관련 인프라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으며 선택의 폭도 그만큼 넓다. ‘학부모 대상 자녀 교육 특강’, ‘학생 및 학부모 대상 진로 및 진학 박람회 및 특강’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교육행정기관 이외에도 주민자치센터,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는 대학들, 심지어 대형 쇼핑몰에서 조차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지역의 경우는 다르다. 교육 관련 인적·물적 인프라가 대도시에 비해 열악한 현실에서 교육지원청이 중심이 되어 적극적인 교육지원을 해야 하는 구조이다. 예를 들어 교육지원청의 ‘학부모지원센터’, ‘Wee 센터’ 등이 운영하는 학부모·학생 대상 각종 교육 프로그램들은 정보가 부족한 지역사회에서 교육정보제공의 산실 역할을 한다. 교육지원청이 교육지원의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인 셈이다. 주거지역을 선택하는데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대상이 되고 있는 자녀들의 교육환경이 열악해진다면, 그렇지 않아도 인구 유출로 인한 작은 지자체들의 고민이 적지 않은 현실에서 마을의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가속화 될 것은 자명하다.
얼마 전 경향신문 ‘행복기행, 행복한 사람들은 행복을 묻지 않는다(2016.5.31, 8~9면)’에 북유럽의 대표적인 복지국가 아이슬란드가 소개되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평가한 ‘더 좋은 삶의 지수(Better Life Index)’ 10점 만점 척도에서 삶의 만족도 10점, 직업 9.5점, 사회보장 9.8점으로 우리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한국 : 삶의 만족도 3.8점, 직업 7.3점, 사회보장 0점) 북위 64도에 위치해 있어 얼음땅으로 불릴 정도로 혹독한 추위, 국토의 2% 이하만 곡식 경작이 가능한 아이슬란드가 지금의 살기 좋은 국가로 탈바꿈한데에는 정부 주도의 강력한 사회정책, 친환경적 삶 등이 주요 변인으로 꼽히지만 ‘교육’ 역시 이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친구와 노는 게 너무 재밌다. 방학 때도 학교에 가고 싶다.”(8세 초등학생) “하기 싫은 것을 공부(study)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걸 배우고(learn) 있다.”(10대 고교생) “기회가 많기 때문에 학생들이 창조적일 수 있다.”(40대 고등학교 교사) 아이슬란드 현지에서 실시한 50명과의 인터뷰에서 학생과 교사가 밝힌 내용들이다. 아이슬란드의 교육만족도가 높은 주된 이유는 ‘부담 없는 학업’ 때문이다. 특히 ‘공부와 배움’의 차이를 언급한 인터뷰 내용이 사뭇 가슴에 와 닿는다. 공부가 아닌 배움은 아이들의 창의성과 호기심을 높일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론이다.
2016년 ‘여성가족부 청소년통계’에 따르면 한국 초·중·고생 10명 중 7명(68.8%)이 학원, 과외 및 학습지 등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10명 중 8명(80.7%)이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어린이들이 가지는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은 숙제나 시험, 성적, 부모님과 의견 충돌, 대학 입시에 대한 부담, 부모님의 지나친 간섭이었다. 대부분 입시와 관련된 학업 내용들, ‘배움’이 아닌 ‘하기 싫은 공부’로 인한 결과이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며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배움’ 중심 교육은 국가가 이끌어야하는 공교육의 주요 책무이다. 작은 지역일수록 교육지원청이 역할이 커지는 이유이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강제가 아니라 기준만 제시했을 뿐… 지역 특성에 맞게 시도교육청에서 할 수 있을 것’. 지난 6월 22일 교육지원청 통·폐합 문제에 대해 이준식 교육부장관이 ‘학부모 토크 콘서트-강원편’에서 밝힌 내용이다. 지켜지기를 바란다.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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