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속초 조양동 쪽에 중학교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지속적으로 나왔는데, 정식으로 표면에 드러난 것은 2014년 시의원 선거에서 최종현 후보의 공약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후 2016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양수 후보가 또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조양동에 아파트들이 계속 신설됨에 따라 조양동지역 인구증가 및 학부모의 민원이 꾸준히 늘어가고 있으며, 속초양양교육지원청에서도 해당 TF(task force)팀을 준비하는 등, 전방위적인 대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민간차원에서는 페이스북 페이지 ‘조양중 추진팀’이 만들어져 시민들 간의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최종현 의원의 공약자료에 의하면, 강원도 내 다른 도시에 비하면 중학교가 부족한 것으로 나옵니다. 이미 오래 전에 온정리에 중학교 부지도 마련되어 있다고 하는데, 새로 건물을 지을 경우 예상비용은 100억원 이상으로 추계된다고 합니다. 한편, 건물을 새로 지을 게 아니라 기존의 조양(혹은 청봉)초등학교를 중학교로 전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렇게 할 경우의 장점을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학교 신설비용이 대폭 절감됩니다=우리나라의 기획재정부는 각계각처에서 올라온 사업계획과 그 예산을 심의해서 가장 효율적으로 국가재정이 집행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는 부서입니다. 그래서 기획안들을 심의하고 또 심의하고, 예산을 삭감하고 또 삭감합니다.
삭감 당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싫겠지만, 그 분들은 국민이 낸 세금을 어떻게 해서든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사용하고, 국민들의 세 부담을 어떻게 해서든지 늘리지 않으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분들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신설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면서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정부쪽에서는 당연히 그 방향을 권장할 것입니다.
■초등학교 줄이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취학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2020년경에는 또 한 차례의 인구절벽을 맞을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교육대상자가 줄어들고 있는데, 한정된 재원을 가지고 같은 비용을 계속해서 투자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것은 지키겠다는 님비(Not in my backyard)의 속성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 관점에서 볼 때, 규모가 작은 초등학교들을 통합하면 경제적인 효과와 아울러 교육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학생 수가 증가할 경우, 늘어난 인력풀(pool)로 인해, 보다 다양한 교육사업들을 시도할 수 있게 됩니다.
한편, 초등학교 통합 시, 통학거리 혹은 통학시간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고려되지 않는다면 초등학교 통폐합은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대한 대안은 통학버스입니다. 특수학교나 대도시 사립초등학교, 혹은 유치원이나 사설학원 등에서 볼 수 있는 통학버스를 공립초등학교라고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그 정도 선진국은 되지 않았을까요? 이미 설악초등학교 통학버스가 속초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보신 분들도 꽤 될 것입니다. 어떻게 재원을 마련했는지 모르겠으나 설악초등학교는 이미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초등학교를 그냥 폐교하는 것이 아니라 중학교로 전환하는 명분을 가진다면, 해당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반발을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입니다. 대승적 차원에서 통 큰 양보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조양동에서 중학교로 전환하기에 좋은 입지는 역시 조양초등학교입니다. 여기의 학생들은 청봉, 청호, 대포 초등학교 등으로 분산될 수 있습니다. 만약 조양초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셀 경우의 대안은 청봉, 청대, 청호 초등학교의 순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최창균
속초가좋아 서울에서온 치과의원 원장, 보건정책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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