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대와 동우대 통합에 이어 설악2캠퍼스(속초)에 남아있던 학과마저 설악1캠퍼스(본교=고성 경동대)로 이전하면서 2캠퍼스(옛 동우대학) 후문 주변 상권이 극심하게 붕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통합 당시 우려했던 ‘학사촌 상권 붕괴’가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학생 상대 업소들 문 닫아=지난 15일 오후에 찾은 경동대 2캠퍼스 후문 주변은 매우 썰렁했다. 저녁시간이면 학생들로 붐비던 후문 주변 식당들은 하나 같이 굳게 문이 닫혀 있었다. 후문 입구에 줄지어 서있던 택시들의 모습도 사라졌다.
예전 음식점 자리에는 건축 관련 업종들이 하나 둘 들어서고 있었다. 현장취재 때마다 동우대의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던 후문 입구 편의점 업주 모습도 이날은 보이지 않았다. 편의점 자리에는 이미 건축인테리어 시설 업체가 입주해 있었다. 건축 관련 업체들이 시내보다 가게세가 싼 동우대 후문 주변으로 몰리고 있는 듯 했다.
2년 전 교재복사를 위해 학생들이 줄을 서있던 복사점도 문이 닫혀 있었고, 후문 주변 주점과 PC방들도 모두 폐업 상태였다. 학생들을 상대로 영업해 오던 업종은 대부분 사라지고 그 자리를 건축 및 운송 관련업종들이 메우고 있었다. 지난 81년 개교해 30여년 넘게 유지돼 오던 동우대학 후문 학사촌 상권이 동우대와 경동대 통합 이후 사실상 붕괴된 셈이다.
후문에서 다소 떨어진 온천로 주변 상권만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지역주민들은 대포항 등의 건설인력 등을 주변 민박집에 끌어들여 그나마 유지가 가능했다고 했다.
■대학측 “활용방안 연구 중”=캠퍼스는 텅 비어 있었다. 경동대는 동우대와 경동대의 통합 논의가 진행될 때만 해도 지역사회의 반발을 우려해 최소한 5개 학과는 속초캠퍼스에 잔류시키겠다고 했다.
이에 경동대는 2012년 8월 ‘2013년 입학정원’을 발표하면서 속초캠퍼스에 60명 정원의 호텔조리학부(조리학, 제과바리스타학)를 비롯해 △유아교육과(136명) △행정학과(50명) △항공서비스학과(50명) △정보보안학과(35명) △체육학과(40명) 등을 배정했다. 유아교육과는 2014년 양주캠퍼스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당시 학사촌 주변 주민들은 “폐과 직전의 학과만 배정했다”며 반발하면서도 “그나마 이 입학정원이 그대로 유지돼 학사촌 공동화는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통합 후 3년여만에 모든 학과가 이전해 학사촌 상권 붕괴가 현실화 되자, 지역사회의 신뢰를 뒤엎은 경동대와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속초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사회는 동우대 이전 문제가 불거지던 2010년 당시 ‘동우대학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이전 반대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왔었다.
강영희 시의원은 “경동대가 동우대 학교부지 매입 당시 주변 토지보다 몇 백배 싼 가격에 매입한 부지를 현재 중국 자본에 넘긴다는 얘기도 돌고 있어, 학교부지를 도시개발제한구역으로 묶는 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며 “속초시는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뭐하고 있었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동대 관계자는 “현재 속초캠퍼스는 호텔조리학과 실습장으로 이용되고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입주한 상태”라며 “잔류학과 학생들이 여건이 안 좋다며 고성(본교)으로의 이전을 희망해 현재 모두 이전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법인에서 2캠퍼스 학교시설 활용방안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동대·동우대 통합 이후 잔류 학과가 모두 이전하면서 상권이 붕괴돼 인적 조차 찾기 힘들다. 지난 15일 오후 동우대 후문 주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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