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철도공단이 지난 16일 게시한 동해북부선 건설공사 입찰공고에 화진포 정거장 설치가 언급돼 화진포역 신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정거장(역사) 설치가 기대됐던 양양 구간의 38선 신호장은 정거장 설치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어 지역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 기본계획에 △강릉역 △주문진역 △양양역 △속초역 △간성역 △제진역과 함께 38선신호장과 화진포신호장 신설이 포함돼, 향후 역사로 전환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됐었다.
국가철도공단은 지난 16일 자로 강릉~제진 단선전철 건설공사(1·2·4·9공구) 입찰공고를 냈다. 화진포신호장은 9공구(거진읍~현내면 일원)로 해당 입찰안내서에는 장래 정거장 설치가 가능하도록 시설계획을 수립하도록 명시돼 있다. 강릉-제진 구간 중 4공구인 양양군 현남면~양양읍 일원에는 정거장(양양) 1개소와 신호장(38선) 1개소가 설치되는 것으로 적시됐다.
이를 두고 한 언론에서는 이미 화진포역 신설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남북출입사무소가 화진포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아 화진포신호장에 정거장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38선신호장과 화진포신호장은 동일하게 신호장으로 계획됐으나 화진포신호장은 민통선 출입기능을 고려한 시설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공고는 화진포에 역이 생긴다는 사실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동해북부선 사업 진행에 따라 화진포신호장과 38선신호장이 역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순 없다”고 했다.
이번 공사입찰 공고에서 당초 기대와 달리 38선 신호장으로만 반영되면서 주민들의 반발하고 있다.
정준화 양양군번영회장은 “동해북부선 38선 역사 설치는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면서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인데, 정부가 이를 반영하지 않은 것은 주민들과 지역특성을 무시한 것”이라며 “모든 역량을 동원해 38선 역사 설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38선 정거장 설치가 이뤄지도록 의견 수렴 등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신호장은 철도의 원활한 교통을 위해 열차가 대기하는 곳으로 기본계획 고시 이후 신호장이 역으로 변경된 사례는 있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신호장을 역으로 변경하려면 역 신설 수준의 절차가 필요하지만 신호장을 설치하면 이를 위해 확보한 용지와 부대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 역 설치 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김주현·이광호 기자
정준화 강원도시군번영회연합회장과 이강훈 고성군번영회장, 최현 인제군번영회장 등 설악권 번영회장들이 지난해 11월 3일 이양수 국회의원실에서 국토부 김선태 철도국장에게 동해북부선 ‘38선·화진포’ 역사 신설 건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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