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은 인간과 인간의 문화에 관심을 갖는 학문 분야로, 당장 나에게 실용적인 효용이나 이익은 주지 않지만 ‘나’와 ‘세상’에 대한 생각으로 정신적 자유를 주는 생명수와 같은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 각자의 삶의 방식을 상호존중하면서 살아간다. 다만 코로나19로 자신의 일상을 좀 더 생각하고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게재한다.<연재를 시작하면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우리들의 삶은 비정상적 일상으로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불편과 불안 속에서 점차 지쳐가고 있다. 봄은 겨우내 얼어붙은 추운 땅속에서 움츠렸다가 다시 소생하는 희망을 전달하는 전령사와 같다. 만물이 파란 싹을 보이며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은 생명이 자생력을 가지며 대지의 품속에서 서로 호흡하며 기다렸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계절의 봄은 왔으나 일상을 회복하는 생활과 마음의 봄은 아직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코로나19는 대면적 사회적 관계의 단절, 소상공·자영업자들의 경제적 타격, 생산직 종사자의 고용 감소 및 실업 증가, 자녀 양육의 부담 등을 가져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적·제도적 차원에서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는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대책에 최우선 정책 과제를 설정하여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어떤 문제든 정부의 역할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구성원 모두가 개인적·의식적 차원에서 접근해서 해결해야 할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개인마다 스스로 어려움에서 탈출하려는 의지와 노력, 공존을 위한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 가령,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의료진의 희생적인 봉사, 국민들의 솔선수범 등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는 개개인의 시민의식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은 세계역사의 방향이 일대 전환기에 놓여 있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진실로 새로운 전환을 모색하는 일에 망설이고 있다. 세상살이는 정답이 없음으로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이 다르다. 그러면 요즘 같은 불안의 시대에 새로운 희망과 힘을 실어주는 방법을 구할 수는 없는 것일까? 아마도 입신, 출세, 성공, 부의 축적에 꿈을 걸고 있는 사람은 이러한 근본적인 힘을 볼 수가 없을 것이다. 애를 써서 노력하고 아무리 큰 소리를 질러 봐도 나는 강하다는 생각뿐이며 나는 강해야겠다는 의식뿐이며 진정으로 강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실체를 보지 못했기 때문으로 자신 내면의 세계를 불가피하게 변화시켜야 한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지는 고통과 시련의 이 힘든 현실에서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새로운 방향의 일대 전환기에 놓여 있는 우리들의 생활방식은 지금까지의 생활 태도나 의식으로서는 나아갈 수 없다. 새로운 상황, 즉 시대에 맞는 새로운 생활방법과 의식, 새로운 인생관이 필요하다.
나훈아의 트롯 노래 ‘테스형’은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통해 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묻는 내용으로 작년에 발매가 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가사처럼 우리는 우리 인간의 삶을 되짚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소크라테스는 델포이 아폴론 신전에 적힌 “너 자신을 알라”와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라는 말을 통해 자기 성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성찰하며 사는 사람은 자신을 아는 사람이며, 나 자신을 바로 알아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나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살고 있지는 않은지 항상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반성해야 한다. 결국, 반성하는 삶이란 자신을 진정으로 알아 가는 삶이며, 자신의 인격을 가꾸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한다.
<계속>
이종식 국제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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