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동안 누리기 어려웠던 ‘마음의 여유’를 찾으려고 합니다. 이제 무거운 굴레에서 벗어나 책무감에서 해방되어 비움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려 합니다. 포기가 아닌 진정한 자유의 길을 가보자 합니다. 의무가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고자 합니다. 사람은 남의 허물은 쉽게 알아도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모르거나 애써 외면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접인춘풍 임기추상(接人春風 臨己秋霜)이라는 말처럼 자신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관용을 베푸는 삶을 추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해 스스로를 학대하면서 아파했던 수많은 과거의 날들로부터 벗어나려 합니다. 감히 치우침과 편견없는 ‘중용의 도’와 ‘반야의 지혜’를 찾기 위해 부질없는 욕심을 버리고 무명(無明)에서 벗어나 작지만 또 다른 세상과 대화하고자 합니다.
다시 인생을 한 살로 시작하는 원년
21세기 현대사회는 자아탐구를 넘어 자기 창조의 시대로 보다 주체적인 삶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아고라에서, 예수가 광야에서, 짜라투스트라가 산에서 내려와 또 다른 세상과 대화를 나누듯 기존의 로고스의 가치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와 파토스로 세상을 조심스럽게 만나보고자 합니다. 호메르스의 《오디세이아》는 트로이 원정을 끝내고 귀국을 하는 ‘오디세우스’의 모험과 역경을 담은 영웅 서사시로 그의 모험은 도덕적으로나 인간적으로 자신을 반성하는 과정인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이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공자는 《논어》 〈위인편〉에서 “어질지 못한 사람은 역경에 오래 있지 못하며 행복도 오래 누리지 못한다. 그리고 어진 사람은 인(仁)을 편안하게 여기고 지혜로운 사람은 인을 이롭게 생각한다(不仁者 不可以久處約 不可以長處樂 仁者安仁 知者利仁).”라고 했습니다. 절대적 진리와 가치가 사라지고 있는 다양한 현대사회의 삶 속에서의 허무주의를 위엄있는 군자나 현자가 아닌, 마르크스가 헤겔의 절대정신을 뒤집듯이 기존의 관습이나 굴레를 벗어나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기존의 구속된 나로부터 해방되고 자기의 틀을 넘은 자기극복을 위한 초보의 발걸음을 내딛어 보려 합니다. 니이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등장하는 낙타처럼 고독하고 막막하게 살아가거나 사자처럼 체제나 권위에 맞서 싸우는 삶을 넘어 순진무구하고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처럼 자신을 사랑하고 세상에 사랑을 베풀면서 긍정의 힘을 가진 진정한 실존적인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올해는 제가 60년 전에 소띠해로 태어났듯이 다시 인생을 한 살로 시작하는 원년입니다. 로크가 우리 인간의 몸과 마음이 처음에는 백지와 같다고 했듯이 깨끗한 흰 도화지 위에 미숙하고 낯설고 더디지만 어린 아이처럼 저만의 그림을 그려보고자 합니다. 공자가 《논어》 〈술이편〉에서의 말씀인 “군자의 이상적인 생활이란 도에다 뜻을 두고 덕을 닦으며, 인을 의지하며 예에 노닐어야 한다(志於道 據於德 依於仁 游於藝).”는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 혼자가 아닌 여러분의 도움으로 함께 빈 공간을 하나씩 채워가고자 합니다.
앞으로 제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것 몇 가지를 소개하면 《금강경》에 나오는 ‘응무소주, 행어보시’(應無所住 行於報施)를 실천해 보고자 합니다. 공자가 《논어》 〈옹야편〉에서 “어진 사람은 어려움은 남보다 먼저 하고, 보답은 남보다 뒤에 얻으면 참으로 어질다 할 수 있다(仁者 先難而後獲 可謂仁矣).”고 했듯이 나눔 활동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행복이란 경제력, 권력, 명예 같은 물질적·외형적 수단의 소유와 충족도 중요하지만 심리적·도덕적 정신적 가치가 만족되어야 합니다. 이기적인 삶이 아닌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고자 합니다. 합리성에 바탕을 둔 효율성이나 실용성이 아닌 자기 성찰의 출발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과 지평을 넓혀주는, 갈망과 에로스의 마음으로 쇠사슬에 묶인 사람을 해방시켜 진정한 이데아의 세계로 가겠다는 소망으로 비록 평범한 존재이지만 실천해 보려고 합니다.
교육 재능기부·사회봉사·강의활동…
첫째, 저가 가진 재능은 그래도 지역사회에 조금만 교육활동을 위한 교육 나눔 단체를 조직하여 재능기부 하고자 합니다. 뜻을 같이 하고자 하시는 분은 적극적으로 환영합니다. 둘째, 지금까지 20여년 해 오던 사회봉사 활동을 통해 가난하고 소외받은 힘든 이웃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하고자 합니다. 셋째, 제가 좋아서 몇 년 전부터 작업하고 있지만 별 진척이 없는 연구 및 취미활동으로 고전 인문학 공부를 지속적으로 하고자 합니다. 비록 제가 하찮은 지식인이지만 배움을 놓으면 정신이 늙고 생각과 지혜가 사라짐을 인식하고 평생학습으로 배움의 끈을 놓지 않겠습니다. 《대학》의 팔조목(八條目)으로 격물(格物)·치지(致知)·성의(誠意)·정심(正心)·)·수신(修身) 다섯 조목은 명덕을 밝히는 것들이고 자신을 수양하기 위해서는 사물의 이치를 알아야 하고, 사물의 이치를 알기 위해서는 사물에 직접 다가가서 경험하고 그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고, 그런 후 끊임없이 자신의 의지를 성실하게 유지하며 유혹에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마음을 반듯하게 가져야 함으로 끊임없는 공부가 요구됩니다. 책을 읽고 지속적으로 정리해서 저의 생각이 들어간 도서를 편찬해 보고자 합니다. 넷째, 기회가 되면 강의활동을 하고자 합니다. 교육분야 뿐만 아니라 저의 전공인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등 우리 사회 현상과 관련되는 사회과학 분야, 우리 삶의 근간으로 인생과 세상의 본질과 현상을 인간의 상상력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인문학 등을 주요 소재로 지역사회 및 학교로 나눔을 자원 봉사로 실천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이런 계획들이 살아 움직이려면 저 혼자의 힘으로만 되지 않습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각오해야겠지만 여러분의 많은 조언과 도움이 필요합니다.
<계속>
이종식 국제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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