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침체된 설악동의 지역경기 활성화와 균형발전을 위해 재건사업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일부 상인들 사이에서는 “시가 지난 2011년 이 일대의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면서 21m로 제한하고 있는 건축물의 높이를 더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설악동 B지구 상인들은 상권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설악파크호텔이 문을 닫은 지 4년이 넘었지만 건축물 높이 제한 규정에 막혀 재건축사업이 추진되지 못하면서 인근 상권이 더욱 침체되고 있다며, 설악동 재건사업에 건축물 높이 완화 요구가 반영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속초시는 지난달 25일 오후 더케이 설악산가족호텔에서 설악동 재건사업 개발구역 지정 및 실시설계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어, 오는 2024년까지 총 264억원(국비 132억원·지방비 132억원)을 들여 설악동 B·C·D지구에 특색 있는 시설 조성 및 환경정비 등의 재건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용역업체는 설악동 재건사업의 주요 사업내용을 보고하면서 “설악동 B·C지구의 경우 속초시의 도시관리계획에 의해 건폐율 80% 이하, 용적율 500% 이하, 건축물 높이 21m 이하의 적용을 받는데, 사업의 효과 등을 고려해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지난 2011년 설악동 B·C지구가 국립공원구역에서 해제되자,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면서 건축물의 높이를 이같이 제한해 오고 있다.
하지만 설악동번영회와 B지구 상인들은 건축물 높이 제한 규정으로 가뜩이나 침체된 지역 경기가 더 타격을 입고 있다며 건축물 높이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상인들은 “동서고속철사업 확정 이후 속초 도심은 물론 설악동에도 잠시 개발붐이 일었지만, 대부분의 민간 외지업체들이 설악동 B·C지구의 건축물 높이 제한 규정 때문에 사업을 포기하고 철수하고 말았고, 설악파크호텔의 재건축사업도 4년째 지지부진하면서 인근 상권이 더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했다.
상인들에 따르면 설악동 B지구 상권 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설악파크호텔은 개관 36년만인 지난 2016년 9월 폐업했다. 지난 1980년 4월 개관한 설악파크호텔은 지상 9층, 지하 3층, 122개 객실 규모였다.
설악파크호텔을 매입한 국내 중견기업이 호텔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랜드마크 호텔 등 관광위락시설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재건축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건축물 높이가 제한돼 4년째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상인들은 B지구 일대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 40여 개의 상가 및 숙박업소 중 30여개 업소가 현재 휴폐업 상태라고 했다.
엄산호 설악동번영회장은 “설악파크호텔의 건축물 높이가 30.2m인데 현행 규정(21m 이하)대로 건축할 경우 더 낮춰서 지상 5층 높이로 건축할 수밖에 없어 재건축에 나서려던 민간업체가 사업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건축물 높이 완화가 절실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장님도 지난달 25일 착수보고회에서 건축물 높이 완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요구가 사업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보였다”며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민간사업자가 B지구 토지소유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 현행 높이에서 건축물 높이 완화를 요구할 경우 도시계획 변경 결정이 가능하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