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신문> 2월 22일자 “동서고속철 속초 구간 (반)지하화 공론화…향후 대응 주목” 기사와 김철수 속초시장의 기고문 “‘동서고속화철도’의 딜레마”에 대한 제안이다. 필자는 일정상 참석하지는 못했으나 <설악신문>의 지상중계를 통해 상세하고 충분히 쟁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쟁점을 요약하면 지하화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지하화 요구를 언제할지 공론화의 시기가 문제인 것이다.
양쪽 모두 도심 양분화, 자연경관 훼손, 조망권 침해, 소음문제로 인한 지하화 당위성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선공론화로 인해 착공시기가 늦어질 것을 우려하여 선착공 후공론화를 주장하는 의견과, 반대로 먼저 공사를 진행하다가 나중에 지하화를 요구하면 오히려 시민의 의견반영이 어려우니 착공전이라도 선공론화가 옳다는 주장이 서로 맞물리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두 가지 의견 모두 틀렸다는 양비론을 펼치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 보건데 어느 한 쪽이 옳고 한쪽이 그르다고 판단할 수 없고 모두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그래서 오죽하면 단체장이 딜레마라고 하소연 하는 것이 아닌가! 솔로몬은 해법을 낼 수 있을까? 필자 역시 두 가지 쟁점 안에서는 뾰족한 묘안이 없다. 다만 시각을 넓히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그동안 필자는 수차례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시군통합, ‘설악시’로 개명부터”(강원일보, 2014.10.25.), “동서고속철과 핌피현상 해법”(강원도민일보 2016.08.01), “아주 촌스러운 이야기”(설악신문 2017.08.28.), “통합은 금맥이다”(강원도민일보 2017.12.04.), “동서고속철 종착역 재공론화 해법 찾기”(설악신문, 20190708)를 통해 일관되게 제안했던 내용을 반복한다. 고성군과 속초시가 통합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착공을 앞두고 어느 세월에 통합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으나, 반대로 지금 아니면 앞으로 통합은 없다고 봐야 한다.
고성군과 속초시의 통합조건은 이러하다. 속초시가 고성군에 동서고속화철도와 동해북부선 통합역사를 양보하는 것이다. 다만 가칭 통합역사 ‘설악금강역’은 시·군 경계에 위치하는 조건이다. 그곳이 원암리와 노학동 일대가 되든지, 인흥리와 장사동 일대가 되든지 그도 아니면 제3의 장소가 되어도 상관없다. 구체적인 위치는 철도노선전문가에게 맡기고 따르면 된다.
시·군 통합의 절차는 이러하다. 시·군 기초단체장이 최소절차를 거쳐 우선 시·군통합 MOU를 체결하고, 그것을 근거로 통합역사 위치 변경안을 정부부처에 낸다. 실제 시·군 통합은 4년 후인 2025년에 매듭을 짓는다는 조건이다. 왜냐하면 내년 2022년에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현행대로 2022년 선거는 유지하고 2026년 차기선거 전에 통합한다. 재차 강조하지만 공무원이동도 없다. 고성군청도 그대로 유지하고 인위적인 인원감축 없이 자연감소에 따른다. 시·군통합 이후에도 경남 사천시처럼 출장소로 존치하면 주민행정서비스 공백도 없다.
지방소멸이 가시화되고 있다. 대학입시가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다. 젊은이들이 떠난 농어촌은 노인인구 고령화추세가 심화되고 있다. 이 말은 계속해서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의 다른 표현이다. 시·군통합만이 지방도시의 생존방식이 될 수 있다. 그래야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서고속화철도와 동해북부선은 우리 고장 발전의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는 선물이다. 다만, 지역이기주의에 빠져 기회를 상실할까 조바심이 난다.
이제는 동서고속화철도와 동해북부선이 가시화되었으니 지금이 바로 통합역사에 대해 재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주어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필자는 그 해법을 시·군통합에서 찾아야한다고 주장한다. 매번 말하지만, 필자의 의견에 반대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반대를 하려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안도 없이 반대만 하면 그것은 반대가 아니고 훼방이고 방해에 불과하다. 아무런 이권도 사심도 없는 설악사랑 34년의 외침이다.
최철재
경동대 평생교육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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