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속초지역 최대 음식점 밀집 지역인 교동먹거리단지의 골목상권 풍경이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실상 매장 영업이 어려워지자 단지 내 업소들이 비대면 시대에 맞춰 음식 배달에 뛰어들면서 배달음식업소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속초먹거리단지번영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지난해 연초만 해도 단지 내 3개에 불과하던 음식배달업소가 지금은 65개 정도로 늘어났다.
번영회는 단지 내 음식업소가 170여 개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연초 1,7%에 불과하던 단지 내 배달음식업소의 비중이 지금은 38%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 수요가 확대되면서 지금은 업소 3곳 가운데 1곳 이상은 음식 배달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 상인은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단지 내 상가를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들어 업소들이 자구책으로 배달앱을 통한 음식배달서비스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번영회는 단지 내 배달음식업소가 크게 늘어나면서 배달음식 품목도 초기에는 족발, 돈까스 정도였으나, 지금은 순대국, 생선구이 등으로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렇다 보니 배달음식업소 간의 영업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오일 속초먹거리단지번영회장은 “단지 내 음식배달업소가 20여 개이던 지난해 중하반기까지만 해도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그나마 장사가 괜찮았는데 지금은 배달업소가 너무 늘어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매출이 지난해만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음식배달업소 증가로 야간에 불 켜진 업소가 줄어들면서 단지 내 상가 골목길이 더 컴컴해지자 번영회가 속초시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신오일 번영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고객들의 발길이 크게 준 데다 단지 내에서 음식배달만 하는 업소가 전체 상가의 3분의 1에 달하다 보니 자연스레 밤에는 단지 내 골목길이 더욱 컴컴해져 시에 경관조명 등의 설치를 건의하게 됐다”며 “속초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조속한 설치를 기대한다”고 했다.
신 번영회장은 이어 “음식배달업소가 늘어나면서 코로나 시국 속에 기존에 비어있던 가게들이 사라지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얼마 전 빈 가게를 얻어달라는 부탁을 받아 단지 내를 돌아다녀 봤지만, 빈 가게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음식배달업소가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속초 교동먹거리단지 상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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