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에는 바다와 수산물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유명한 유튜버가 있다. 이들은 김경식 씨(37)와 임영록 씨(41)로 두 사람 다 고성에서 나고 자란 고성 토박이이다. 이들은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에서 수산물 판매회사 ‘깽수산’을 운영하며 ‘리얼깽TV’ 유튜브 방송을 제작하고 있다. ‘리얼깽TV’는 작년 초에 시작했는데 불과 몇 달 만에 십수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선풍적인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들의 유튜브 페이지에는 주로 수산물을 잡고 이를 요리해 먹는 영상들이 올라와 있으며 영상당 조회 수가 보통 30만~40만 회 정도이다. 이들이 지금까지 올린 100여 개의 영상 중 참치 관련 영상은 조회 수가 140만 회에 이르고, 민물장어 낚시 135만 회, 전어 투망 124만 회 등 조회 수가 100만 회를 넘는 영상이 여러 개 된다. 현재 이들의 구독자는 17만 명 정도로 영상 조회 수는 구독자 수와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이는 구독자들이 영상을 여러 번 꼼꼼히 보는 마니아층을 형성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고성 정보 진실하게 알리자” 시작
‘리얼깽TV’ 유튜브 방송은 작년 1월 말에 김경식 씨가 영상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김 씨는 처음에 전문적인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된다는 생각 없이 고성에 관한 진실한 정보를 사람들에게 제공한다는 소박한 생각으로 영상을 제작했다.
“조작 영상을 보면서 저건 아니란 생각이 들었죠. 가령, 얕은 연안에서 심해어를 잡는 영상을 보면서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적어도 제가 아는 데까지 진실하게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하게 된 거죠.”
처음에는 김 씨가 촬영을 맡고 김 씨의 아내가 영상편집을 맡아 시작했다가 몇 주 뒤 임영록 씨가 합류했다. 현재 김경식 씨와 임영록 씨가 영상에 출연하며 촬영을 담당하고 편집은 전적으로 김 씨의 아내가 하고 있다.
영상의 조회 수는 작년 4월부터 급격하게 치솟았다. 작년 3월 초에 올렸던 폐통발 관련 영상이 4월에 10만 조회 수를 돌파했다. 이후 구독자가 늘고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이전까지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김 씨는 6월이 되자 영상 제작에 공을 들이기 위해 퇴사를 고민했고 그달 말에 결국, 직장생활을 정리했다. 그리고 7월부터 죽왕면 공현진에 지역 수산물을 판매하는 회사를 열고 방송에 좀 더 집중하게 됐다. 직장생활을 병행하던 동안에는 휴일에 쉬지 못하고 촬영을 하러 다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유튜버가 되기 전에 이들은 영상 관련 일을 해보지 못했지만, 이들이 제작에 임하는 자세는 전문 방송인 못지않다. 유튜브 방송은 엉성하게 대충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꼼꼼한 기획을 바탕으로 제작한다. 기획은 주로 김 씨가 담당하는데 기획서를 따로 작성하지 않아도 머릿속으로 영상의 화면 구성과 출연자 질문 등을 정리해 영상을 제작한다. 뛰어난 목공기술자가 설계도 없이 건물이나 배를 잘 만들어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촬영에서는 출연자에게 곤란한 질문도 적절하게 던지며 영상의 재미를 배가한다.
임영록 씨는 이전에 횟집을 운영했고 배를 타고 조업을 하는 등 영상이 다루는 분야와 밀접한 일을 했다. 하지만 리얼깽TV의 기획자인 김경식 씨는 어릴 때부터 멀미가 심해 배를 타는 게 매우 부담스러웠다. 이제는 배를 타는 것이 본인의 일이 됐지만 김 씨는 지금도 배 타는 일이 쉽지 않다고 한다.
“요즘도 배를 타면 여전히 멀미가 심한데 배에서는 아무한테도 이런 모습을 보이진 못해요. 어민들은 혹독한 추위와 위태로운 상황에서 조업하는데 어떻게 힘들다고 하겠어요?”
전국 배경으로 농산물도 소개 예정
‘리얼깽TV’에서 ‘리얼’은 말 그대로 진실하게 보여준다는 의미이고 ‘깽’은 김경식 씨의 별명이다. 어릴 적부터 친구들이 ‘깽식이’라고 부른 데서 비롯됐다. 리얼깽TV는 경식 씨가 진실하게 보여주는 방송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리얼깽TV’ 구독자는 “깽구”라고 부르는데 이는 ‘깽TV 구독자’, ‘깽TV 식구’의 줄임말이다.
‘리얼깽TV’가 유명해지면서 다른 지역과 언론에서도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지역 유튜버 활성화를 위해 고성을 방문한 파주, 원주 등의 시의원들이 이들에게 자문한 바 있고 서울의 방송국에서도 이들의 방송 출연을 타진했었다. 강연 요청도 꾸준히 들어온다. 하지만 방송이나 강연은 바쁜 일정 관계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리얼깽TV’는 현재 고성을 배경으로 영상을 제작하고 있지만, 앞으로 영상의 배경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수산물뿐만 아니라 농산물도 소개할 예정이다. 이들의 무대가 한층 넓어지는 것이다. 어쩌면 이들은 앞으로 세계를 무대로 뻗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김경식 씨는 인터뷰를 마치며 이 말을 덧붙이고 싶다고 했다.
“제 아내가 10시간 정도 되는 촬영 영상을 10여 분 정도로 잘 편집해 주는 게 정말 고마워요. 영상 뒤에서 고생이 많다는 말을 하고 싶고 조만간 좋은 선물을 하나 하고 싶어요.”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리얼깽TV’ 유튜버 김경식 씨(왼쪽)와 임영록 씨
유튜브 ‘리얼깽TV’ 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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