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최혜경. 이하 센터)가 최근 ‘다이음’ 사업 강사 4명을 선발했다. 여성가족부가 작년부터 시행한 ‘다이음’ 사업은 결혼이주여성 강사가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에서 아동들을 대상으로 다문화에 대해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센터는 작년에 결혼이주여성 2명을 강사로 위촉해 관내 유치원 등 13곳에서 다문화 이해 교육을 했다. 올해는 강사를 두 명 늘려 더욱 내실 있는 교육을 준비 중이다.
다이음 교육은 결혼이주여성의 모국 문화 소개가 주된 내용이다. 강사는 프레젠테이션 자료, 동영상 등을 이용해 모국의 문화를 설명한다. 이에 더해 아이들은 해당국가의 전통의상 착용, 국기 제작 등을 하며 다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갖는다.
4명의 다이음 교육 강사 중 일본 출신 사카이 사토미 씨와 우즈베키스탄 출신 최 마리아 씨는 작년에도 강사로 활동해 2년째고, 필리핀 출신 에드랄린로즈 피튤시도 씨와 베트남 출신 김두희 씨는 올해 처음 강사를 맡게 됐다. 이들은 강사 경력이 1~2년 차이지만, 이전에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다문화 교육 강사로 나선 적이 있어 경험이 풍부하다. 사카이 씨는 일본어 강사로, 김두희 씨는 고국 베트남에서 유아교육 교사로도 일한 적이 있다.
직접 만나본 강사들은 모두 유쾌해 대화 중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때때로 한국에서 겪은 불편한 기억을 얘기하기도 했으나 말 속에는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한국 생활 25년 차 주부인 사카이 사토미 씨는 “요즘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좋지 않지만, 한국과 일본은 계절, 시간대, 어순 등 공통점이 많다”면서 한국과 일본이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사카이 씨는 “일본에 가서 직접 느껴보면 일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며 “일본은 적은 비용으로 제주도보다 쉽게 갈 수 있기에 앞으로 코로나 사태가 지나가면 한국 사람들이 일본에 자주 가볼 수 있길 바란다”는 바람을 밝혔다.
한국에서 6년 동안 거주한 베트남 출신 김두희 씨는 “한식에는 매운 음식이 많아서 힘들지만, 의료 체계는 상당히 만족스럽다”면서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더 많은 이들이 다문화가정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두희 씨는 “다문화 교육을 통해 한국인들에게 반미샌드위치 같은 베트남 전통음식과 베트남 문화를 잘 알리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한국 생활 12년째인 필리핀 출신 에드랄린로즈 피튤시도 씨는 시종 웃음이 떠나지 않는 얼굴로 말을 이어나갔다. 피튤시도 씨는 “한국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는 외국인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외국인들도 한국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앞장서고 싶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으로서 한국 생활 11년째인 최 마리아 씨는 토종 한국인 못지않은 유창한 말투로 여러 얘기를 들려줬다. 최 씨는 “앞으로 한국이 다문화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의 다문화 이해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학교 폭력 피해에도 관심이 많다”며 “학교 폭력 예방 활동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또 최 씨는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호소했다.
“제가 한국 음식을 먹어보지도 않고 싫어한 적이 있는데 제가 만든 우즈베키스탄 음식을 한국인들이 먹기도 전에 싫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게 있어요. 닫힌 마음을 열기 위해 서로 노력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광호 기자
고성군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다이음 교육강사 4인(왼쪽부터 에드랄린로즈 피튤시도 씨, 김두희 씨, 최 마리아 씨, 사카이 사토미 씨)
결혼이주여성 강사가 어린이집 등을 방문해 진행하는 다이음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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