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다육이를 ‘반려식물’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가정에서 키우는 이들이 많다. 다육식물은 잎과 줄기에 많은 양의 수분을 저장하고 있는 식물을 통틀어 말하며, 국내에선 ‘다육이’란 애칭으로 부른다. 아기자기한 생김새에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고 비교적 키우기 쉬워 취미용이나 장식용으로 인기가 많다. 다육이는 그 종류만큼 모양도 다양해 헤아리거나 구분하기 힘들다.
속초시 교동 만리공원길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는 성분숙(62) 씨는 ‘다육이’ 애호가다. 10여년 전부터 키우기 시작한 다육이화분이 하나 둘 늘기 시작해 지금은 800여개에 이른다. 금액으로 치면 9,000여만원 어치에 이른다고 한다. 그 중 가장 비싼 다육이는 잎 끝이 뾰족한 창류인 1세대 미국 직수입 원종 도감마리아 대품으로 300만원에 구입했다.
요즘은 겨울철이라 다육이를 모두 집안이나 창고에 들여 놓았지만, 봄~가을에는 마당이 온통 갖가지 모양을 한 다육이 차지다. “봄, 가을에 다육이가 빨갛고 노랗게 물들면 너무 신기하고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집안 베란다 창가와 창고에 있는 다육이들은 2~3월경 마당으로 나오게 된다.
성 씨는 다육이를 알기 전에도 화초 키우기를 즐겨했다. 하지만, 자주 화초가 죽어 고심을 많이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양양장에 갖다가 우연히 다육이를 보게 돼 사가지고 왔는데, 처음에는 키우는 방법을 제대로 몰라 여럿 죽이기도 하고 어려움을 겪었다.
“다육식물은 그 자체가 수분이 많아서 물을 많이 주거나 비를 맞추면 안 돼요. 6월 중순부터 8월말까지는 물을 주지 말아야 해요. 날씨가 뜨거운데 물을 주면 녹아 앉게 되죠. 수분이 많아 목대가 썩을 경우 빨리 뽑아 말려야 해요.”
그는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다육이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우울증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성 씨는 별다른 취미생활 없이 일만 해오다 한때 집에서 쉬면서 우울증이 찾아왔다고 한다. “다육이를 키우면서 힐링이 되고 정신이 맑아졌어요. 우울할 때 다육이를 키우면 도움이 될 거예요.”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되면서 다육이를 더 많이 사들였다. 요즘엔 틈틈이 대포농공단지의 코다리 공장에도 나가고 식당 일도 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다육이 같은 반려식물을 키우는 것도 코로나19 상황을 이겨나가는 한 방법일 수 있을 것이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지난달 27일 성분숙 씨가 집에서 다육이들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성분숙 씨가 집에서 키우고 있는 갖가지 다육이들.(성분숙 씨 제공)
성분숙 씨가 300만원에 구입한 1세대 미국 직수입 원종 도감마리아 대품.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