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현내면 대진리 고성평화지역아트센터에서 ‘예술이 된 일상’ 사진전이 다음달 7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는 고성평화지역아트센터에서 사진강좌를 수강한 11명이 참여했다.
‘예술이 된 일상’이란 전시 제목처럼 전시 작품은 일상에서 관찰할 수 있는 주전자, 양파, 차광막, 알약, 파리채, 연탄재 등을 찍은 사진들이 주를 이룬다. 특이하게 이 피사체들이 사진과 함께 전시돼 있다. 양파를 찍은 사진 앞에 싹을 틔운 양파가, 주전자를 찍은 사진 앞에 낡은 주전자가 놓여 있다. 이번 전시 참여자들은 사진작가가 아니지만, 색감, 구도, 명암, 질감 등에서 눈길을 끈다. 아마추어이지만 일상을 예술적으로 관찰하고자 한 의도가 사진을 돋보이게 한다. 윤영미 씨는 차광막을 파도 혹은 물결처럼 표현했고, 정광섭 씨는 낡은 주전자를 흑백의 정물화처럼 담아냈다.
참여자들은 사진 옆 짧은 글을 통해 일상을 예술적으로 보고자 한 각자의 의도를 밝히고 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물건을 보며 자기 생각을 가다듬기도 한다. 황시영 씨는 낡은 철문을 보고서 보물창고를 떠올리며 친구와 사랑을 진짜 보물이라고 얘기하고, 양양수 씨는 엉킨 철근을 보고 쓰임을 다하고 버려진 것들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이번 전시를 주관한 고성평화지역아트센터 이진수 관장은 “꼭 아름답고 고상하게 보이는 것만이 예술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친근한 일상의 소재 속에 예술이 보이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얘기한다.
고성평화지역아트센터는 강원사진예술회 소속 사진작가인 이진수 관장이 작년 7월 현내면 대진리에 개관했다. 이 관장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고성평화지역아트센터를 지역문화를 선도하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여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 상반기에 미술 전시, 하반기에 사진 전시를 계획 중이고, 지역 작가 초대전, 교육 수강생 전시 등도 열 예정이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낡은 주전자를 찍은 정광섭 씨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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