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속초시 금호동 중앙공설운동장 인근 주택가 골목길(22통)에 ‘통행료 징수와 차량 통행 제한’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이 일대 주민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주민들은 50년 넘게 아무 탈 없이 사용하던 골목길에 어느 날 갑자기 이런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려 당황해 했다.
하지만 현수막을 내건 골목길 토지관리업체가 지난달 28일 “통행료 징수와 차량 통행 제한 계획이 없다. 현수막을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알려오면서, 골목길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이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달 20~22일 사이 주택가 골목길의 토지관리업체가 문제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난달 27일 오전 중앙공설운동장 인근의 한 주택가 골목길(도로명 미시령로 3469번길) 빌라 건물 담벼락에는 통행료 징수 등의 내용이 담긴 빨간색 바탕의 현수막이 게시돼 있었다. 현수막에는 ‘현 도로는 장기간 토지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은 채 주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개인 대지여서 앞으로는 사용료 징수와 차량 통행을 제한할 예정이다. 부득이 차량 통행을 원하시는 주민은 사전등록을 하고 사용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골목길에도 같은 내용의 현수막이 부착돼 있었다.
현수막이 내걸린 골목길은 세심촌~대명타워 영랑호아파트(200~300m 구간)로 연결되며, 차량 1대가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넓이였다. 골목길 주위로는 개인 주택과 빌라 건물이 밀집돼 있어, 통행료 징수 및 차량 통행 제한이 실제 이뤄질 경우 주민들의 불편이 우려됐다.
이날 골목길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지금까지 50년 넘게 이 골목길을 이용하고 있지만 한 번도 이 같은 일이 발생한 적이 없다”며 “주민들이 멀쩡히 다니는 길을 막고 통행세를 받겠다고 하니 기가 찬다”고 했다.
최근 이 마을 주민은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접수했다. 이 주민은 문제의 현수막 사진과 함께 “문제의 도로(골목길)는 반 백년 이상 주민들의 이동 및 차량 통행로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도로(골목길) 토지관리업체가 소유권을 주장하며 사용료 징수 및 (차량)통행 제한을 예고하는 현수막을 마을 곳곳에 게첨해 마을 분위기를 흉악스럽게 만들고 있다. 조속한 조치를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이 마을 통장도 최근 속초시에 “마을 골목길에 갑작스레 현수막이 내걸려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원만히 문제가 해결돼 주민들이 계속 골목길을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일부 주민들은 “최근 마을에 아파트 개발 바람이 일면서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골목길 토지관리업체는 지난달 28일 오전 “현수막의 문구대로 통행료를 징수하고 차량 통행을 제한하기 위해 현수막을 부착한 것이 아니라, 단지 골목길이 우리 소유임을 알리기 위해 게첨하게 됐다”며 “오후에는 현수막을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속초시 관계자는 “해당 골목길이 개인 사유지여서 시가 나서기도 한계가 있었는데, 큰 충돌 없이 원만히 해결돼 다행”이라고 했다. 고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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