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평화지역 국가지질공원인 운봉산에서 고성 제3기 현무암 너덜(돌이 깔린 비탈)이 훼손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고성군은 “관련법을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역 주민에 따르면 운봉산 일대 광업권을 소유한 한 업체가 너덜에 길을 내 훼손했고, 이 업체는 지난달 20~21일 이틀간 25톤 트럭 15대 분량의 운봉산 너덜바위를 전남 영광의 한 공터로 반출했다.
운봉리의 한 주민은 이를 두고 “어릴 적부터 운봉산의 돌을 신성시 여겨 집에 가지고 오지 않았다”면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또 다른 주민은 “운봉산은 태백준령이 빚어낸 명산이고 국가지질공원으로서 보존해야 할 곳인데 이런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해당 업체는 운봉산 일대를 광범위하게 소유하고 있고 채굴권과 채광권을 가지고 있어 광업법으로는 제재하기 힘들어 보이나 산지관리법에는 허가목적 외 사용을 금하고 있어 제재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관련 기관 문의 결과 광업권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원석을 가져가서 가공하지 않고 조경용 등으로 판다면 토석 채취허가를 별도로 받아야 하기에 제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업체의 행위가 관련 절차를 준수했다고 하더라도 마을 주민들이 운봉산을 보존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므로 광업법, 자연공원법, 산지관리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원평화지역 국가지질공원은 총 16개소이고, 이 중 고성에는 화진포, 송지호 해안, 능파대, ‘고성 제3기 현무암’ 등 4개소가 있다. 운봉산은 고성산, 오음산, 두백산 등과 함께 고성 제3기 현무암에 속한다. 운봉산에는 잘라놓은 기둥 같은 현무암이 사면을 따라서 강처럼 흘러내리는 듯한 특이한 광경이 펼쳐져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운봉산 등에서는 지질교육과 답사가 이뤄지며 지역 명소로서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국가지질공원 운봉산 너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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