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북극발 한파가 몰아치면서 영랑호가 얼어붙었다.
속초시와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북극발 한파가 맹위를 떨친 지난 6일부터 집중적으로 영랑호가 얼기 시작해 이후 3~4일 사이에 호수의 대부분이 결빙됐다. 지난 2012년 영랑호 하구 갯터짐을 위한 퇴적방지시설(도류제) 완공 이후 겨울철에 영랑호수의 대부분이 한파에 얼어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극발 한파로 새해 벽두부터 속초지역의 기온이 영하권으로 곤두박질쳤지만, 영랑호수가 집중적으로 얼기 시작한 것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지난 6일부터다. 기상청 기상자료에 따르면 이날 속초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2도를 기록했고 △7일 영하 16.5도 △8일 영하 18,6도 △9일 영하 16,6도 △10일 영하 12.8도 등 추위가 맹위를 떨쳤다. 낮 최고기온도 7일 영하 8.4도, 8일 영하 10.7도, 9일 영하 7.5도 등 종일 영하권에 머물렀다.
지난 11일 오후에 찾은 영랑호는 대부분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영랑초교 산책로에서 육안으로 봐도 멀리 상류까지 호수 대부분이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다. 보광사 앞 호수 위에서는 얼음에 갇혀 동사한 철새의 사체도 보였다.
영랑호 상류 장천천 입구에서는 꽁꽁 얼어붙은 얼음 밑으로 무리를 지어 헤엄치는 물고기 떼들이 산책객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반대편 영랑호 화랑승마체험장 호수 일대도 꽁꽁 얼어있었다. 다만 바닷물이 유입되는 영랑호 하구 영랑교 일대만 얼지 않아 많은 철새들이 모여 있었다.
이모(62, 영랑동) 씨는 “영랑호 하구 갯터짐 공사 이후 호수 일부가 한파에 얼은 적은 있어도 호수 대부분이 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영랑호 하구 갯터짐 공사를 하기 전에는 겨울철에 종종 상류에서 유입된 오염원으로 인해 녹조현상이 발생해 시가 대책마련에 애를 먹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2월에는 녹조현상으로 호수 위를 덮고 있는 거대한 얼음들이 녹색으로 변하기도 했다.
이러한 녹조현상과 겨울철 결빙현상은 2012년 2월 영랑호 하구의 갯터짐을 위한 퇴적방지시설(도류제) 준공 이후 대부분 사라졌다. 이는 바닷모래로 인한 영랑호 하구의 막힘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본보는 도류제가 준공된 다음 해인 지난 2013년 1월(1089호) “하구 갯터짐으로 해수가 유입되면서 올겨울에는 초강력 한파에도 영랑호가 얼지 않아 겨울철새들의 서식지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이런 영랑호가 이번 겨울에는 북극발 한파에 꽁꽁 얼어붙은 것이다.
시 관계자는 “결빙현상은 갯터짐 공사 이후 주로 염분 농도가 낮은 영랑호 상류 일대에서 나타났는데, 해수 유입이 많아 염분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하류에서 발생한 것은 이번 겨울이 처음”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겨울이 워낙 추운 데다 갯터짐 공사 이후 바닷모래가 계속 호수 하구바닥에 쌓이면서 해수 유입이 줄어 상대적으로 염분 농도가 낮아져 결빙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염분 농도가 낮아진다는 것은 영랑호가 점차 석호 기능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으로 앞으로 겨울철 결빙 현상이 자주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명진 기자
이번 북극발 한파로 영랑호가 꽁꽁 얼어붙었다.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